세계 콘텐츠 시장 장르로 자리 잡은 ‘K사극’

입력 : 2021-12-26 16: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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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스틸 컷. MBC제공 ‘옷소매 붉은 끝동’스틸 컷. MBC제공

안방극장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사극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방송사들은 정통 대하사극부터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퓨전 사극까지 다채로운 사극물로 시청자 입맛 사냥에 나섰다.

이 작품들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K사극’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궁중 로맨스를 그린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요즘 사극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회차인 25일 방송분은 시청률 14.3%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넷플릭스 인기 끈 ‘연모’ 이어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등

퓨전·정통 사극 시청자 호평


‘태종 이방원’ 스틸 컷.KBS 제공 ‘태종 이방원’ 스틸 컷.KBS 제공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가볍지 않게 다루면서 주인공의 애틋한 로맨스를 적절하게 버무려 호평받고 있다. 시대 배경인 조선 영조 시대의 권력 관계를 잘 고증했고, ‘마마’ ‘마노라’ ‘자가’ 등 당대의 호칭을 정확하게 사용한 점이 높이 평가받는다. 또 주인공인 궁녀 ‘덕임’을 과거 여성 캐릭터의 수동성 대신 주체적인 인물로 변주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5년 만에 부활한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도 주목할 만하다. 최신 회차인 25일 방송분은 시청률 8.7%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이자 조선 건국에 기여한 이방원의 이야기를 다룬다.정치, 권력, 인간의 갈등을 골고루 다룬 이 드라마는 대선정국과 맞물리며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연출을 맡은 김형일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공적 가치에 기반을 둔 사람이 리더가 되었으면 하는 열망을 작품에 조금이나마 반영했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20일 닻을 올린 KBS2 새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도 순항하고 있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 7%대를 기록한 이 드라마는 월화극 1위에 올랐다. 현재 OTT 웨이브에서도 인기 프로그램 상위권에 자리할 만큼 반응이 좋다. KBS는 전작인 퓨전사극 ‘연모’가 최종회 시청률 12%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자, 다시 한번 주요 시간대 드라마로 사극을 편성하고 시청률 사냥에 나섰다. ‘연모’는 지상파뿐 아니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콘텐츠 순위 톱10에 들며 흥행한 바 있다.

이러한 사극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엔 배우 이준·장혁 등이 나선 KBS 새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과 박형식·전소니가 호흡을 맞춘 tvN ‘청춘이여 월담하라’가 사극 열풍에 가세한다. 배우 김혜수가 출연을 검토하고 있는 tvN 드라마 ‘슈룹’도 왕실을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최근 여성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그린 퓨전사극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K사극은 OTT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어 콘텐츠 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봤다. 김 평론가는 “사극의 풍부한 스토리와 화려한 볼거리는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라면서 “역사고증 부분만 확실하게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사극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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