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일흔이 넘어 새로운 걸 배우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가 '노인 비하'라는 비판을 받자 사과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증평군수 후보 지원 유세에서 탤런트 출신인 국민의힘 송기윤(70) 증평군수 후보를 향해 "일흔이 넘어 새로운 걸 배우기는 좀 그렇다. 하시던 일을 계속 쭉 하셨으면 좋겠다"면서 "군정은 한 번도 안 해보신 분이니까 연기하듯이 잠깐은 할 수 있어도 4년 군정을 맡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과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노인을 폄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그는 문제의 발언을 한 당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선 '586 용퇴론'과 관련해 "나이를 가지고 몇살 됐으니까 그만해야 된다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해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윤 위원장은 31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실 연기자로 성공한 분이기 때문에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로 남으면 어떨까 하는 덕담을 하다가 조금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며 "송 후보님이 불쾌하셨을 텐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일제히 윤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이 해선 안 될 말을 했다. 막말이라고 본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평생교육이라는 말처럼,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 현대인의 숙명"이라며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이 얼마나 젊은가가 중요하다. 윤 위원장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금희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공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이 공개 유세 현장에서 노골적으로 나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드러낸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70대와 그 이상 국민들의 새로운 도전과 꿈을 폄하하는 근본적인 인식의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윤 비대위원장은 당장 송 후보자와 모든 70대 이상 국민들에게 나이를 차별하고, 새로운 도전을 폄하한 것에 대해 즉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박형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며 "민주당의 선거 역사는 어르신 폄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또 "당일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도 '몇살이 됐으니 그만해야 한다는 방식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며 "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남의 나이는 용퇴의 기준이냐"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을 일군 세대에 대한 뿌리 깊은 경시 풍조가 무의식중에 발현된 것"이라며 "망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