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송사와 축가가 없는 졸업생들만의 졸업식이 12일 동구 좌천동 데레사여중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데레사여중은 인근 지역 학생수가 급감하자 2년전 시 교육청에 폐교신청을 하고 신입생을 받지 않아 올해 졸업생 2백40명을 배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된 것.이날 오전 10시 데레사여고 강당에서 졸업식이 시작되자마자 여중생 특유의 재잘거림은 곧 수그러들고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면서 가끔 훌쩍이는 여학생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어 졸업생 대표 김경미양(16)이 졸업사를 통해 "철부지였던 우리들을 따사로운 애정으로 돌봐주신 선생님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며 그동안 후배없이 생활해도 큰 불편은 없었지만 오늘따라 후배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온다"며 훌쩍이자 참석한 선생님들과 학부모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또 "사랑하는 제자들을 떠나보내며"라는 제목의 회고사를 하려고 강당에 오른 김미영선생님은 제목을 읽다가 수분간 목이 메어 글을 읽지 못했다.후배는 없지만 부모와 선생님의 진심어린 축하속에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곧 추억속으로 사라질 자신들의 모교 모습이 못내 아쉬운 듯 친구들과 모여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김종균기자 kj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