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복개천에 물고기가 살고 있었네.'
해운대해수욕장 해안도로 아래로 흐르는 춘천 복개구간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화제다.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암흑천지이지만 이 곳의 물은 의외로 맑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운대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은 최근 춘천의 오염실태 현장조사(사진)를 위해 손전등을 집어들고 복개구간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악취가 진동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두컴컴한 복개천인데도 맑은 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기 때문. 구청 직원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 물속에서 수많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다는 사실.
이날 해운대구청이 확인한 춘천 복개구간의 물고기 서식 지대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좌동 신시가지로 넘어가는 고가로인 과선교 아래부터 수영만 앞 바다 합류지점까지 약 1.6㎞ 구간.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붕어로 보이는 민물고기는 물론 굵은 뱀장어도 발견되는 등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산에서 시작되는 춘천은 좌동 신시가지를 가로지른 뒤 해운대해수욕장 해안을 따라 수영만에 닿는 길이 6.3㎞의 도심 하천.
지난 1959년 해수욕장쪽이 복개됐고 이후 1994년 신시가지 조성으로 다시 복개공사가 이뤄져 하류 2.5㎞ 가량이 복개됐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복개구간은 다른 복개천과 마찬가지로 심하게 오염돼 있을 것으로 짐작돼 왔다.
그러나 해운대구청의 현장조사 결과 춘천의 복개구간은 유속이 빨라 퇴적물이 거의 없는 데다 악취도 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글로리콘도를 지나 합류되는 지천인 온천천과 장지천의 오염이 심해 웨스틴조선비치호텔 앞 동백교쪽 춘천 수질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현우기자 hoo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