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인간거머리였죠'

입력 : 2006-04-12 00:00:00 수정 : 2009-01-14 02: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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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女 초등동문회서 '마수에'

"남편과 2년 남짓한 결혼생활 중 숱하게 폭행당하고 모아둔 돈도 거의 다 뺏기다시피 했습니다."

40대 후반이 되도록 결혼도 미룬 채 악착같이 살아왔던 김모(48·부산 동래구)씨의 운명에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6월. 초등학교 동문 모임에 갔다가 지금의 남편 이모(51)씨를 우연히 알게 돼 인사를 나눈게 실수라면 실수였다.

김씨가 모임 후 귀가하려고 택시를 잡아타자 갑자기 함께 올라탄 이씨는 "차나 한 잔 하고 가겠다"며 김씨의 집까지 따라 들어갔다. 그러나 현관에 들어선 이씨는 갑자기 돌변,김씨를 성폭행한 후 나흘간이나 감금한 채 성폭행을 반복했다. 이후 이씨는 온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며 자신이 폭력조직 부두목이라고 겁을 주는가 하면 성폭행 사실을 소문내겠다며 협박해 결국 같은 해 8월 말 김씨와 반강제로 결혼까지 했다.

이씨의 상습적인 폭행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 김씨가 미혼시절 식당일 등을 통해 모아둔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돈을 관리해 준다는 명목으로 한 번에 수백만~수 천만원씩 받아내 탕진했다. 김씨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흉기를 내보이며 "토막을 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기 일쑤였다. 김씨가 이런 방식으로 짧은 결혼생활 동안 이씨에게 빼앗기다시피 한 돈이 무려 3억여원.

참다 못한 김씨는 결국 지난 2월 이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최근 해운대경찰서에 고소까지 했다. 이웃 주민들도 이씨의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이씨는 최근 다른 폭력 사건으로 구속돼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박진국기자 gook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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