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품·단 비리 왜? 제 편 봐주고 미운털 손보고

입력 : 2006-10-16 00:00:00 수정 : 2009-01-30 03: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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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품·승단 심사부정은 승부조작과 함께 태권도계의 고질적인 부패고리로 지적되고 있다. 부태협은 지난 2001년에도 심사 비리와 승부조작으로 협회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사법처리되는 내홍을 겪었지만 이 같은 병폐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혹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조직적 부정에 취약한 심사구조=승품·단 심사부정 의혹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심사위원 선정과정이 소수의 협회 고위층에 의해 좌지우지될 정도로 불투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높다.

부태협이 국기원에서 위임받아 실시하는 5단 이하 승품·단 심사에는 연간 4만~5만명이 응심하고 있다. 부태협은 매달 열리는 심사 때마다 응심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대조위원과 품새와 겨루기 등 실기 채점을 담당하는 채점위원,심사 전반을 감독하는 심사분과 간부들 20여명을 참여시킨다.

그러나 일부 태권도인들은 채점위원과 대조위원을 협회에서 외부인 참관이나 객관적인 선정 절차 없이 임의로 선정하며,이 과정에서 고위층이 자신들의 최측근을 선출하거나 심사위원 선정을 미끼로 관장 등을 자기편으로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선정된 심사위원들은 협회 고위간부의 요구가 있으면 특정 도장 봐주기식 채점을 하거나 협회 눈밖에 난 도장 응심자들에게 낮은 점수를 줘 불합격처리하는 등 심사결과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심사부정 왜 반복되나=일선 태권도장 관장들은 "합격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해당 체육관이 6개월 안에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승품·단 심사합격률은 체육관 운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노려 일부 협회 간부들이 관장 등을 자기편 인사로 만들거나 길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승품·단 심사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태권도인들의 주장이다.

실제 부산 동래구 D체육관의 경우 협회 간부 친동생이 운영하는 도장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 이후 응심자 불합격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 체육관 관장은 "지난 1월 심사에서는 또 불이익이 있을까 봐 심사장에서 일부 관원들에게 다른 도장 도복을 빌려 입혔다"면서 "그 결과 빌린 도복을 입은 9명의 응심자는 합격했으나 우리 도장 도복을 입고 있던 5명은 모두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승품·단 응심자들의 평균 합격률이 95%를 상회하는 데다 일선 체육관 지도자들이 심사에 합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수준의 관원들만 참가시키기 때문에 이 같은 무더기 탈락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대다수 태권도인들의 설명이다. 박진국·박태우기자 wideneye@

■ 부산태권도협 승품·단 심사 결과 <2005년 2월~2006년 9월>


체육관명

협회 관련

합  계

불합격
비율(%)


응심자

불합격자


C체육관

고위간부 동생

147

 0

0  


L체육관

고위간부

280

 2

0.7


Z체육관

고위간부 동생

302

 1

0.3


D체육관

불이익 진정인

 47

11

23.4 


D체육관

불이익 진정인

130

18

13.8 


M체육관

불이익 진정인

 13

 1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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