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 부산시장, 남천동 시장공관 관사 사용 결정 논란

입력 : 2008-02-05 09:00:00 수정 : 2009-01-11 12: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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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었다' vs '선거공약 파기'

허남식 부산시장이 지난 2004년 시장 보궐 선거 당시의 공약을 파기하고 수영구 남천동 시장 공관(사진)을 관사로 사용키로 전격적으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시의회에 제대로된 협의 조차 않고 예산을 배정한 뒤 몰래 관사 리모델링 공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김종해 행정자치국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허 시장이 매주 1~2차례 갖는 국내외 투자자 및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호텔에서 개최해 비용과 불편이 막대하다"면서 "비어 있는 공관 2층을 이달부터 제2 집무실(관사)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1층은 현재처럼 '열린 행사장'으로 사용하되 건물 밖 잔디광장과 정원 등은 시민들에게 계속 개방하겠다"면서 "새 관사를 지을 경우 비용이 30억~50억원이나 들고, 다른 건물을 임차하는 방안도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허 시장은 지난 2004년 5월24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에 당선되면 시장 관사를 사용치 않고, 시민 뜻에 따라 활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특히 부산시는 공관의 주거공간 마련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비 예산 항목을 시의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지난해 5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열린 행사장 개보수 공사'항목으로 4억8천만원을 추경예산으로 배정받으면서 관사 재활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예산 심의에 참여했던 모 시의원은 "시가 '옛 시장 공관인 열린행사장에 비가 새서 전시회 행사를 할 수가 없어 시급한 부분에 대한 개보수공사를 벌이려고 한다'고 긴급 예산을 신청해 승인해준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2월4일 입주 예정으로 2억7천여만원을 투입해 1, 2층 배관 및 가스, 도배, 방수 등 리모델링 공사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벌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김해몽 사무처장은 "공관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람은 시장 본인"이라면서 "상황이 바껴 관사 사용이 꼭 필요하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당당하게 입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5공화국시절인 1984년 '지방청와대'의 하나로 만들어진 부산시장 공관은 전체 부지 면적이 1만7천975㎡이며 공관은 지하1층~지상 2층에 연면적은 1천326㎡에 이른다. 지난 2004년 당시 공시지가만 78억2천200만원으로 전국 시장 관사 중 '지나치게 면적이 넓고 호화판'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병철 기자 pe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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