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빵'에 후배들 앵벌이까지

입력 : 2010-02-16 10:44:00 수정 : 2010-02-16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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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학교 폭력

경기도 고양의 한 중학교 졸업식에서 남녀 학생들이 전라의 모습으로 뒤풀이를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그 일부 장면. 연합뉴스


졸업식 뒤풀이를 빙자해 알몸 동영상을 찍은 후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후배들을 앵벌이 시키는 등 중·고교생들의 폭력이 도를 넘어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지난 11일 고양시 A중학교 졸업식이 끝난 후 선배인 고교생 20명이 졸업생 15명을 알몸으로 만들고 촬영한 속칭 '졸업빵' 관련 학생들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학생들은 선배들로부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연락을 받았으며 후환이 두려워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해 학생을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해 8천여건 발생

졸업 뒤풀이 경찰 수사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이 사건은 지난 13일부터 인터넷에 '알몸 졸업식 뒤풀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사진엔 졸업생들이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쓰고 알몸으로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장면, 속옷을 벗는 장면 등이 담겼다.

앞서 제주에서도 '졸업빵' 사건으로 경찰과 교육청이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일 B중학교 출신 고교생들이 이 학교 졸업생 7명을 인근 포구로 데려가 교복을 찢고 바다에 빠뜨린 것. 현장에서 학생을 구한 해녀들이 학교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후배 학생을 폭행하며 앵벌이까지 시키는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C중학교에서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을 갈취한 사실이 1년여만 에 드러나 학부모들이 대책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 2~3학년생과 선배 고교생 등 12명이 1학년생 10명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돈을 갈취해 왔다는 것. 피해학생들은 학교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서 '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으며, 이를 맞추려고 전단지를 돌리고 앵벌이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엔 중학교 동창을 성추행하고 앵벌이까지 시킨 혐의로 김모(15) 군이 구속되고 10대 공범 3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김군 등은 지난해 9월 말 자신의 집에 놀러온 중학교 동창을 협박해 2차례에 걸쳐 성추행하고 앵벌이를 시킨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한편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 등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전국 초중고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총 8천813건으로 2007년보다 369건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신체 폭행 6천198건(70.3%), 금품갈취 1천645건(18.7%), 집단따돌림 304건(3.4%) 순이었다. 성폭행 사건도 71건이나 됐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최근 갈수록 흉포화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지역사회 치안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키로 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6일 "지역 청년회와 자율방범대, 실버순찰대, 학교 녹색어머니회와 긴밀히 연계해 지역 경찰이 미치지 못하는 좁은 골목길과 취약 시간대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임태섭 기자 t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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