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 흥미진진한 뒷이야기와 미리보는 결말

입력 : 2012-03-08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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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대본·치밀한 연출·연정 사극, 안방극장 사로잡았다

MBC파업 영향으로 '해를 품은 달'이 이번 주 정상 방송되지 못해 '해를 품은 달'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MBC 제공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은 안방극장의 훈기 덕분에 버텼다'는 말이 있다. '지난 두 달간 수요일을 기다리는 낙으로 살았다'는 이들도 있다. 벌써 '훤을 못 보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는 푸념이 SNS에서 발견된다. 이쯤 되면 눈치챘을 것 같다. 바로 MBC 수목 극 '해를 품은 달'에 관한 이야기이다.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얻은 '해를 품은 달'이 최종 결말만을 남겨두고 있다. MBC 파업으로 목 빠지게 기다렸던 최종 결말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의 갈증은 더 심해졌다. '수요일만 기다렸는데…'라는 절규까지 들린다. 아쉬움이 많은 이들을 위해 '해를 품은 달'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와 예상되는 결말 시나리오를 전한다.

'멋진 왕' 김수현, 광고계 러브콜 쏟아져
명품 아역들 역시 드라마·CF로 바쁜 몸
연우 역 한가인은 연기력 논란 마음고생

양명군·설의 죽음, 죗값 치르는 민화공주
훤과 연우 재결합 등 결말은 원작 비슷할 듯

■'해를 품은 달',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지?

우선 제작진조차 예상하지 못한 '해를 품은 달'의 인기 비결을 파헤쳐보자. '해를 품은 달'의 인기 중심에는 탄탄한 대본과 치밀한 연출이 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를 소개할 때 '누가 출연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인기 드라마들의 바탕에는 내공이 탄탄한 연출자와 작가의 조합이 있다. '해를 품은 달' 역시 지난해 '로얄 패밀리'로 수준 높은 미스터리 멜로를 선보인 김도훈 PD가 있다. 김 PD는 "구성이 치밀한 대본을 보는 순간 15~20%의 시청률은 기본으로 나올 것 같았다. 여기에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더하면 되겠다"고 했다. 김 PD는 무엇보다 대본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본은 오랜 준비의 산물이다. 제작사 팬 엔터테인먼트는 '해를 품은 달'의 준비 기간을 4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몇 달 안에 준비가 끝나는 드라마 시장에선 보기 드문 준비 기간이다. 제작사는 2008년부터 출판사와 드라마 판권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고, 4년간 기획, 각색 작업을 했다. 대본을 맡은 진수완 작가는 2011년 한해를 꼬박 '해를 품은 달' 각색 작업을 하느라 보냈다고 한다. 원작 자체도 매력있는 작품이지만, 품이 많이 들어간 각색 덕분에 원작에는 없는 극적 장치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원작에는 어린 훤과 연우가 만나는 장면이 없지만, 드라마에선 이들 두 사람이 대면을 하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로맨틱하게 표현했다. 원작은 왕이 된 훤이 잠행을 나오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드라마는 어린 시절부터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내 시청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었다. 원작에 없는 인물인 성수청 무녀 아리를 등장시켜 연우와 도무녀 장씨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만든 것도 돋보인다. 도무녀 장씨를 원작보다 젊게 그려 긴장감을 높인 전략도 주효했다. 중전 윤씨를 좀 더 입체적으로 묘사한 것도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해를 품은 달'은 사극이지만 골치 아픈 정쟁이 아니라 연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도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요소다. 이런 구도는 사극의 옷을 입었지만, 시청자들이 익숙한 현대극의 이야기 전개를 사용하는 기반이 되었다. '일하는 남자가 멋있다' '형광등 천 개를 켜 놓은 아우라'같이 현대극에 등장하는 대사들을 선보인 것도 재치가 엿보인다.



■아역배우부터 김수현까지 출연진 대박 났네!

'해품달' 인기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김수현이다. 제작진 역시 '해품달' 인기의 반 이상은 김수현이 해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김수현이 주인공으로 결정됐다는 말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드림하이'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긴 했어도, 김수현이 한 번도 성인 역할을 한 적이 없었다. 사극 경험이 전혀 없는 김수현을 선택했다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또 굵은 눈썹, 얇은 쌍꺼풀, 큰 눈망울에서 느껴지는 미소년적 이미지는 그동안 봐왔던 사극의 왕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수현은 걱정하는 이들이 보란 듯이 그만의 독특한 왕을 표현했다. 신하에겐 냉철하고, 백성에겐 자애롭고, 사랑하는 이에겐 한없이 순애보적이며, 친한 이에겐 익살도 부릴 줄 아는 멋진 왕이 탄생한 것이다. 김도훈 PD는 "김수현을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그 자신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 첫 촬영부터 완벽하게 왕이 되어 있었다"고 칭찬했다.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현재 김수현에겐 광고계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데, 드라마 일정이 끝나면 십여 개의 광고에서 김수현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해를 품은 달'의 인기 포문을 잘 열어 준 '명품 아역'들 역시 방송가의 바쁜 몸이 됐다. 기존의 드라마가 성인 역할들이 등장하면서 인기 사냥에 나서는 것과 달리 '해를 품은 달'은 아역 장면부터 승부를 걸었다. 미니 시리즈로는 드물게 아역 분량을 6회까지 설정했고, 아역들의 사랑과 이별, 아픔에 성인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김도훈 PD는 아역들을 캐스팅할 때 주인공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한다. 10대이면서 어른들의 세계를 닮았고, 아이다운 순수한 면도 있되 선수급 연기 실력을 갖춘 아역을 찾았단다. 또 일찌감치 아역 캐스팅을 끝낸 후, 자신이 직접 강행군으로 연습을 시키며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30~40대 주부 시청자들이 10대의 여진구에게 설렘을 느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실력을 제대로 선보인 명품 아역들은 드라마에서 빠지는 것과 동시에 여러 곳의 러브콜을 받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진구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하느라 이탈리아에 다녀왔고, 화보 촬영과 광고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 양명군을 연기한 이민호는 상반기 SBS 최고 화제작 '옥탑방 왕세자'에 캐스팅돼 또 한 번의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절친'으로 등장했던 어린 허염의 임시완은 KBS '적도의 남자'에 등장해 이민호와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다만 여주인공 연우를 연기한 한가인은 드라마 인기에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선 탈피했지만, 여전히 입체적인 연기에 대한 아쉬운 소리를 듣고 있다. 동안 외모 김수현에 비해 원숙해 보인다는 지적은 드라마가 방송되는 내내 따라다닌다. 심지어 기획 당시 연우 역으로 물망에 오른 문근영과 비교당하는 글이 인터넷에서 자주 발견된다.

한편, 최종회를 남긴 '해를 품은 달'은 시청자의 재미를 위해 결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원작의 결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염을 지키기 위해 설이 죽음을 당하고, 반역 세력들 속에서 훤과 연우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 양명군, 죗값을 치르는 민화 공주, 훤과 다시 결합하는 연우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 다만 원작에서는 에필로그를 통해 중전이 된 연우가 아들을 낳아 이훤과 행복하게 살고, 홀로 아들을 키우던 염이 민화 공주를 다시 만나 용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드라마에선 이 부분까지 등장시킬지 알려지지 않았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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