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학교가 산학협력 교수직에 총장의 고교 동문들을 대거 채용,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경성대와 교수협의회 등에 따르면, 경성대는 2011년 하반기부터 산학협력 교수를 채용하기 시작해 지난 3년 동안 73명을 뽑아 현재 62명이 재직 중이다.
하지만 경성대는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친 산학협력 교수 선발(62명) 과정에서 현 송수건 총장의 고교 동문 32명을 대거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채용된 32명 가운데 28명(87%)은 송 총장과 같은 고교 동기동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성대 총장 고교 동기
일부 전공·경력 무관 배치
교수협, 인사 난맥 비판
이에 경성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최근 비판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서 교수협의회는 '산학협력 교수직에 총장의 동문들을 대거 채용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인사의 난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2011년 9월, 학교가 교육부의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되는 힘든 상황에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교수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산학협력 교수를 채용했다"며 "당시 모집 공고를 냈지만 신청자가 적어 불가피하게 송 총장이 산업체 경험이 많은 고교동문들에게 연락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채용된 산학협력 교수 가운데 상당수는 복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지적됐다. 경성대 교수협의회의 '산학협력교수 운용실태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총장의 고교 동문 출신 산학협력 교수의 학기당 1인 평균 취업 추천 수는 0.11명으로, 총장의 고교 동문 출신자가 아닌 비 특정고 출신 산학협력 교수의 학기당 평균 취업 추천 수(0.58명)의 5분의 1수준이었다.
이들은 학과 내부 평가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6.1%로, 비 특정고 산학협력 교수가 받은 긍정적 평가(42.5%)에 비해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총장의 고교 동문 출신 산학협력 교수 가운데 일부는 전공이나 경력과 전혀 다른 학과에 배치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산학협력교수로 채용된 의상학과 A 교수의 경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통신업체와 기업체 근무 경력이 대부분이지만 이와 무관한 의상학과에 배치됐다. 이에 대해 경성대 윤종태 학무부총장은 "산학협력 교수는 일반 교수와 달리 산학협력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교과부에서도 책임강의시수를 30% 이상 감면 받을 수 있게 해 놓고 있다. 또 산학협력 교수가 자기 전공 분야만 가르치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교과부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산학협력을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달식·윤여진 기자 do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