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당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 지켜야

입력 : 2013-11-20 11:05:46 수정 : 2013-11-20 14: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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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곧 발표할 예정인 지방자치제 개선안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을 저버리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국회의원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배제하고 중앙당이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이 그대로 당론으로 확정된다면 지난해 대선공약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새누리당이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다 돼 가도록 뭉그적거리다가 뒤늦게 내놓기로 한 지방선거 개선안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당리당략에 의해 풀뿌리민주주의가 표류하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새누리당도 내부적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시대적 요청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다만 수도권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당론 결정을 미뤄 온 것이다. 수도권 의원들은 현재 새누리당 소속 수도권 단체장 수가 민주당에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할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업은 야당 단체장들이 그대로 당선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야말로 극단적 이기주의의 발로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의 폐단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중앙정치가 지방행정을 예속화시켜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한 주범이 정당공천제이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 때마다 정당공천제 폐지가 유지보다 압도적 우위를 보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새누리당이 끝내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당공천제 폐지 대신 꼼수를 부릴 경우 실망을 넘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한편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광역시 단위의 기초의회와 도 단위의 광역의회 폐지 방안은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다. 단체장은 선거로 뽑으면서 이를 견제할 지방의회를 없애는 것은 이율배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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