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 용역 책임자는 동남권 신공항 용역과 관련해 "한국의 조종사들이 가덕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우리도 동의하고 가덕이 비행을 하는데 있어 유리하다"며 "그러나 가덕은 매립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해 선택하기 곤란했다"고 말했다.
슈발리에 씨는 23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본보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서 고정장애물이 평가항목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슈발리에 씨는 "무엇을 숨기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용역 중간보고회 때는 들어가 있었지만 ADPi 내부에서 독립 항목으로는 빼자는 의견이 제시돼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고정장애물이 빠진 것과 관련해 과업지시서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 연방항공청(FAA)의 기준도 가이드라인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다"며 결국 그 가이드라인은 지키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ADPi는 정치적 리스크를 감안했다고 시인했다. 슈발리에 씨는 "가덕이나 밀양에 건설한다고 하면 각 지자체가 문제를 제기할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김해에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밀양에서 산을 2개만 깎아야 하는데 대해서는 "자동계기착륙(ILS)과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의 발달로 운항 경로상에 2개만 절취해도 되는 것으로 나왔다"며 "2개를 자르기 때문에 공사비가 낮춰지고 가중치가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밀양에서 산을 2개만 깎는 것으로 ADPi가 결정한 것이 결정적으로 가덕이 밀리게 된 이유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접근성면에서 밀양에 상식을 뛰어넘는 후한 가중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슈발리에 씨는 "가중치를 낼 때 공항까지 접근시간을 60분을 잡고 그 안이면 가중치를 높게 주고 160분이 넘으면 되면 가중치 0점을 줬다"고 말했다. 채점표상 가덕은 59점, 밀양은 108점으로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슈발리에 씨는 앞으로 ADPi가 김해공항 건설에 참여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덕준·민지형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