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원액 유출로 하얗게 변한 부산천

입력 : 2017-04-19 00:09:03 수정 : 2017-04-19 10: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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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 동구 좌천동 부산천이 고무원액으로 하얗게 변해 있다. 하루 전인 지난 17일 오후 6시 동구 좌천동 5부두 앞 커브길에서 트레일러 전도 사고가 발생해 안에 실려 있던 고무원액이 쏟아져 하수구를 통해 부산천으로 흘러들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두길을 달리던 컨테이너가 쓰러지면서 안에 실려있던 고무원액이 흘러 부산천 일대를 뒤덮었다.

18일 새벽부터 부산 동구 좌천동을 따라 부산만까지 흐르는 부산천 일대가 하얀색 고무로 뒤덮였다. 하천을 가득 메운 고무 냄새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고무원액 유출은 17일 오후 6시 좌천동 5부두로 향하던 도로에서 우회전을 하던 컨테이너 차량이 넘어지면서 안에 실려있던 라텍스 고무원액이 쏟아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컨테이너 차량 전복
8700ℓ중 7700ℓ만 수거
동구청 방제 작업 미비


사고 당시 출동한 소방이 흡착 펌프와 모래를 통해 고무원액을 쓸어담아 쏟아진 고무 8700L 중 7700L를 수거했지만 이미 유출된 양은 1000L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도로 정체를 피하기 위해 물을 뿌린 것이 하수관으로 고무원액이 흐른 중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부산천을 뒤덮은 고무원액에 대한 방제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 신고를 받고 18일 오후에서야 방제에 나선 부산 동구청은 굳은 고무를 뜰채로 퍼내는 작업만 진행한 상태다. 동구청 관계자는 "천연 라텍스는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천의 특성상 곧 고무원액은 부산앞바다로 흘러간다. 해경은 부산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오일펜스를 둘러놓은 상태지만 펜스는 고무를 흡수하지 못한다.

부산환경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고무 자체로는 유해하지 않아도 민물과 바닷물과 닿았을 때 성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봐야 하고, 하천에 부유물이 있다면 원래대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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