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메마른 삶, 관객에게로 전하다

입력 : 2017-05-10 19:28:46 수정 : 2017-05-11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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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첫선을 보이는 '콘크리트 인간'의 한 장면. 댄스프로젝트 에게로 제공

행위자가 관람자'에게로' 전하는 진솔한 몸짓. 부산의 몇 안 되는 젊은 남성춤꾼 이용진(33)이 만든 창작춤단체 댄스프로젝트 '에게로'가 창단 3년 만에 첫 번째 정기공연을 들고 관객'에게로' 찾아간다.

창단 공연 '콘크리트 인간'은 흙이 아닌 콘크리트 숲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메마른 삶을 청년춤꾼 8명의 몸짓으로 그려낸다. 1부 Sunrise(일출)는 인간의 탄생과 성장기 혹은 하루의 시작을, 2부 Sunset(일몰)은 불통과 고독에 내몰린 어른들의 일상을 다룬다.

이용진 창작춤단체 '에게로'
첫 정기공연 '콘크리트 인간'

작품 전체를 안무한 이용진 대표는 "하루의 끝인 밤에 낮의 집착을 버리지 못해 잠들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일생의 끝인 죽음의 순간에 편안하게 눈감을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며 "메마른 현대사회 인간의 보편적인 습성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올해 초 '에게로' 연습실 완공과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이 맞물리면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부산 첫 남성 현대무용단인 엠노트에서 활동하다 2014년 11월 댄스프로젝트 에게로를 만든 이 대표는 그동안 여러 젊은 춤꾼들과 협업 작업을 계속해왔다. 2015년 새물결 춤작가전에서는 '흐름'이란 작품으로 최우수작품상과 남자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단체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에게로'는 연결과 관계, 소통을 지향한다. 작품마다 가능한 한 다양한 지역과 단체의 춤꾼들을 참여시켜온 이유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현진, 강건, 김유성 등 '에게로' 단원을 비롯해 이상훈(대구예술발전소 입주작가), 권수정(온댄스랩), 이수향(엠댄스시어터), 곽민지(강미리할무용단) 등 지역과 장르를 넘어 20~30대 춤꾼들이 함께한다.

이 대표는 "아직은 실험을 하는 시기라 평소 함께 작업하고 싶은 이들로 출연진을 꾸렸다"며 "다들 성향과 재질이 달라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고 어울리는 '사랑방' 같은 열린 단체. '에게로'의 움직임이 춤판에게로 의미심장한 파동을 전하고 있다. ▶댄스프로젝트 에게로 제1회 정기공연 '콘크리트 인간'=16일 오후 8시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 입장료 2만 원(학생 1만 원). 070-8878-0188.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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