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지난 7일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유라시아 육로 물류 활성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일본 육로 연결이 재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동량 유치에서 경쟁 관계인 부산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조사와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7일 발표한 극동러시아 동향리포트 제62호에서 러시아가 일본과 협력해 유라시아 철도 연결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 철도청 "日과 협력" 강조
사할린-훗카이도 연결 추진
연간 물동량 3000만t예상
부산항 日 컨테이너 294만TEU
러-日 연결 땐 타격 불가피
보고서에 따르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운송 화물의 3분의 1을 일본이 차지하고, 2016년 4000만t이었던 TSR 일본 물량이 지난해 10% 증가한 4400만t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꾸준하다.
이런 가운데 올레크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청 이사회 의장이 지난 5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극동지역 철도 물류 확대를 위해 러시아와 일본 협력을 강조했다. 이고르 슈발로프 러시아 부총리가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러시아 하바롭스크~사할린~일본 홋카이도 육로·철로 연결사업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슈발로프 부총리는 당시 "사업이 성사되면 일본은 대륙 국가가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제안한 연결 노선은 일본 홋카이도 최북단 와카나이와 사할린 남단을 잇는 45㎞길이 다리를 놓고, 사할린 서남해안과 러시아 동안 소베츠카야가반을 잇는 긴 해상 교량을 건설한다는 방안이었다.
러시아는 이렇게 일본과 육로가 연결되면 두 지역간 연간 물동량이 3000만t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KMI 김동환 연구원은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타당성 조사와 투자효과 분석을 하면서 일본에 적극적으로 육로 연결 사업을 제안했다"며 "그동안은 입장을 나타내지 않던 일본이 최근 러시아의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 물류 허브를 지향하는 부산항으로서는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이 독자적인 물류망을 확보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17년 부산항과 일본의 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은 연간 294만 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이며 이중 절반 이상인 159만 5000TEU가 환적화물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중 유럽으로 가는 물량은 10만 8000TEU, 러시아로 가는 물량은 5만 1000TEU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러시아 육로가 연결되더라도 일본 열도가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공업단지와 대도시가 많은 일본 열도 남쪽은 부산항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부산항 물동량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과 대처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