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울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게 문제로다' 부산 정치권 가덕신공항 재추진 '고심'

입력 : 2018-12-25 19: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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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산시 여·야·정 예산정책협의회에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전재수 위원장이 신공항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오거돈 부산시장과 부산 상공계의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을 지켜보는 지역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다.

여당은 대체적으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지만 야당은 오 시장의 갑작스러운 강공 드라이브에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향후 지역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전재수 '적극 행보' 최인호 '침묵'
일부 “국면 전환용 노림수” 지적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과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같은 당 박재호 의원은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거돈 시장 만들기'를 주도한 인물로 오 시장의 시정방침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든 조력자로서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다. 박재호 의원은 "가덕도가 아니면 부산은 제대로 된 신공항을 가질 수 없다"면서 "여권 수뇌부에서도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을)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20대 국회 상반기 국토위원을 지낸 최인호 의원은 "원론적으로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할 부산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도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는 입장이다. 이미 정책적 판단이 끝난 김해신공항 건설을 번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떠넘기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국무위원을 맡고 있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비슷한 생각이다.

야당에서는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제외하곤 아직 아무도 공식적으로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결정을 뒤집는 데 대해서는 격앙된 분위기다.

한국당의 한 재선의원은 "오 시장이 취임 6개월이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공공기관장 인사 난맥상, 경제부시장을 둘러싼 의혹 등으로 코너에 몰리면서 신공항 이슈로 국면전환을 노리는 것 같다"면서 "거기에 문재인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여당 의원들이 가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가덕도신공항 자체를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정치인한테는 총선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니냐. 총선 때까지 신공항을 둘러싼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본 뒤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기준 의원은 일찌감치 가덕도신공항 찬성 대열에 가세했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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