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당내 시민정치원에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15개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대한 선발 공개 오디션을 시작했다.
‘국민 속에서 자유한국당의 길을 찾다’라는 이름을 내걸고 유튜브 생중계로 3일간 진행하는 오디션 첫 날인 10일,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선 사하구갑 김척수(57) 전 당협위원장과 변호사인 김소정(사진·41) 사하구의원이 맞붙어 김소정 의원이 승리했다.
한국당 조직위원장 공개 오디션
김척수 전 당협위원장 눌러
유튜브 생중계 ‘색다른 시도’
시청자 1000명 못 넘겨 씁쓸
지역 현안 대신 추상적 질문
평가단 점수 비율 낮다는 지적도
부산 유일의 공개 오디션 지역으로 선정된 사하구갑에는 6대 부산시의원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허남식 전 부산시장을 물리치고 후보로 나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에게 3000여 표 차이로 패하는 등 지역에서 텃밭을 다진 김 전 위원장과 40대 초반의 신인 여성 정치인이자 한국당 부산시당 부대변인인 김 의원의 맞대결이 벌어져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김소정 의원은 “사하구갑은 지금 통합이 절실하다. 이해관계나 채무가 없는 제가 조직위원장으로 적합하다”며 “정치인턴이자 청년 정치인으로서 중산층과 청년이 기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에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략했다. 이에 김척수 전 위원장은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으로 지역을 밑바닥부터 지켜온 점을 앞세웠지만, 김 의원의 논리적인 답변과 ‘청년 메리트’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중간평가에서 16대 24로 다소 뒤졌던 김소정 의원은 최종평가에서 65대 54로 결과를 뒤집었다.
오디션 우승자는 한국당 비대위의 의결을 거쳐 지역구의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고, 지역 운영위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선출한다.
조강특위가 시도한 이번 오디션은 정치쇼 형태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등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여러 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선 유튜브 실시간 시청자가 평균 1000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첫날부터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조강특위 위원 4명과 당원 평가단 50여 명의 점수가 60대 40의 비율이어서 평가단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논란을 불렀다. 오디션 당시 유튜브 채팅창에는 ‘평가단 숫자가 너무 적다’는 댓글이 많았다.
또 지역구를 책임질 인물을 선택한다면서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실종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들에게 전문가도 답을 내놓기 힘든 부동산 대책을 묻는 경우가 많아서다.
한편 11일 PK에선 오후 2시 울산 울주군(김두겸 서범수 장능인), 12일 오후 3시에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박상웅 신도철 조해진)의 조직위원장 공개 선발 이 열린다.
박세익·김종우 기자 run@busan.com
박세익 기자 r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