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NR(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목표 미달… 올해 ‘길냥이 대란’ 올라

입력 : 2019-02-10 19:26:23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속보=지난해 부산시가 1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진행했던 길고양이 중성화사업(TNR)이 지난해 처음으로 목표 고양이 마릿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6개 자치단체 중 13곳의 TNR 사업을 담당했던 부산시수의사회의 포획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TNR 사업이 지난해 주춤하면서 올해 길고양이 번식 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시에 따르면 16개 지자체에 편성된 9억 8768만 원의 TNR 예산 중 지난해 8억 5364만 원만이 TNR에 사용됐다. 목표치 8229마리 중 1115마리가 TNR 사업 대상이 되지 못했다. 예산 1억 3464만 원이 사용되지 못했다. 16개 지자체 중 ㈔부산시수의사회가 사업을 진행한 10개 지자체(중구, 서구, 영도구, 사하구, 금정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기장군)가 목표 마릿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16개 구·군 중 누리동물병원이 3곳(연제구, 수영구, 해운대구)을 진행했고 수의사협회가 나머지 13곳을 맡았다. 2014년부터 세금이 투입돼 매년 TNR 사업이 고양이 마릿수를 늘려가며 진행돼 왔으나, 지난해처럼 계획 수량을 채우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부산시수의사회 포획 지연에

지자체 10곳 계획두수 못 채워

길고양이 대대적 번식 가능성

TNR 공백은 수의사회에서 지난해 9월부터 포획단을 운영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TNR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서, 올해 길고양이 번식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에 따라 최대 300마리 이상이 TNR 되지 못한 것은 올해 기하급수적인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일부 동물병원 입찰 담합 의혹(본보 지난 7일 자 10면 보도) 등 TNR 입찰을 두고 잡음이 나오는 실정이어서 지난해 TNR 공백이 올해 길고양이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자연스레 나온다.

부산의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TNR는 결국 연속성의 문제인데, 한 해를 이런 식으로 건너뛰게 되면 올해도 길고양이 개체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고 우려했다.

길고양이 보호단체인 동물의 소리 김지윤 국장은 “예산을 다 쓰지 않아도 지자체, 동물병원에 별다른 제재가 없다 ”며 “부산시나 지자체 차원에서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해에 입찰에 제한을 두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해 TNR 현황을 바탕으로 실적 미달 업체 등에 대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 예산을 줄이거나 병원 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박혜랑 기자 jundragon@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