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김준태 “프로야구 롯데 올 시즌 안방은 내 차지”

입력 : 2019-02-20 10:15:52 수정 : 2019-02-20 11: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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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만 가오슝 칭푸야구장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 포수들. 가오슝=김경현 기자 view@

19일 오전 10시 무렵. 대만 가오슝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워밍업을 마쳤다. 최기문 코치가 선수 4명과 3루 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올 시즌 롯데 주전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안중열, 김준태, 정보근, 나종덕이다.

2017년 가을, 13년 동안 부산 사직야구장 ‘안방’을 지켰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부산 팬들은 충격을 받았다.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강민호 부재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년 내내 주전포수 없이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돌려막기로 대처했다.

코칭스태프 “부담감에 실전 고전”

안중열·김준태 ‘기량은 인정’
체력·실전 감각 회복에 초점

나종덕, 힘 좋고 성실함 뛰어나
정보근, 2~3년 후에는 주전감

가오슝 전지훈련을 통한 코칭스태프의 대체적 평가를 종합하면 안중열과 김준태가 포수 자리를 나눠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안중열은 영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량 면에서는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체력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을 오래 한 데다 경기 출장 기회가 적다 보니 지난해 체력적 부담을 크게 느꼈다. 3~4시간 동안 경기를 이끌어 나가야 하니 집중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롯데 포수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김준태도 기량은 인정받고 있다. 다만 군 복무 중 팔꿈치를 수술해 공 던지는 데 다소 부담을 갖고 있다. 재활 부위가 다시 아플까 걱정하고 있다. 또 재활 과정에서 경기에 못 나가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

나종덕은 발전 속도가 느리지만 성실하다. 남들보다 많이 연습하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 유형이다. 여기에 아직 경기 판단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힘과 어깨가 좋은 게 장점이다. 경험을 쌓으면 좋은 포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보근은 지금보다는 미래를 보고 키우고 있다. 그는 1군 전지훈련에는 처음 참가했다. 분위기에 적응하고 2군에서 경험을 쌓으면 2~3년 뒤 충분히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롯데 코칭스태프가 젊은 포수들에게 늘 강조하는 점은 부담감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다들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도 경험 부족으로 압박감을 갖다보니 실전에서 고전한다는 것이다.

최기문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다. 시야가 좁아질 수 있어 역효과가 난다. 다들 실력만 놓고 보면 잠재력이 있지만 그런 면 때문에 고전한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이어서 작은 실수 하나에 큰 부담감을 갖는다는 점도 문제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것이다. 최 코치가 포수들에게 항상 “너는 어리다”고 강조한다. 나이에 맞지 않게 베테랑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수하는 게 당연하니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최 코치는 “젊은 선수들은 너무 잘 하려 하거나 결과를 미리 예측하면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공 하나 하나 받는 데에만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과거 나의 경험을 설명하며 가르친다. 한 가지에만 최선을 다 하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보다 포수들이 좋아졌다. 어린 선수들이어서 코칭스태프의 설명을 잘 받아들인다. 한 달 남은 스프링캠프에서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오슝=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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