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학의 미래다] 경성대 제약공학과

입력 : 2019-03-18 19: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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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준 ‘약학·공학 융합 교육’… 실무형 전문가 산실로

경성대 제약공학과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분야인 제약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위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약학대와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경성대 제약공학과 김강민(오른쪽) 학과장과 학생들이 지난 13일 실험실에서 실무 중심의 수업을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경성대 제약공학과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분야인 제약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위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약학대와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경성대 제약공학과 김강민(오른쪽) 학과장과 학생들이 지난 13일 실험실에서 실무 중심의 수업을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경성대학교에서 대표학과로 ‘제약공학과’를 선정했을 때 “그런 학과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대학에서 대표학과를 선정할 때는 대체로 신설된 지 10년 이상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학과를 선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성대는 이례적으로 신설된 지 1년 남짓된 제약공학과를 대표학과로 선정했다. 과거보다 미래를 선택했다는 게 경성대의 설명이다. 제약공학과는 약학과 공학을 융합한 분야다. 쉽게 말하면 개발된 약을 만드는 것이다.

2018년 신설 ‘미래 먹거리’ 학문

美 미시건대 교과 과정 부분 채택

40년 전통 약대 프로그램도 도입

산업체 현장 중심 요원 양성 초점

화학분석기자 자격증 획득 과정 운영

제약업체 요구 ‘GMP’ 이수 과목 신설도

제약산업, 4차 산업혁명 대표적 분야

지난 수십 년간 바이오·신약개발에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이 있었다. 덕분에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류를 타고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미래형 신산업으로 제약산업을 포함시켰다. 최근 바이오시밀러 등 약과 의료용 화학물질의 생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K-뷰티 붐을 타고 화장품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수요에 발맞춰 경성대는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융합’을 현장에 적용했다.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로봇시스템과 인공지능으로 맞춤형 헬스케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부산의 미래 먹거리로 예측하고, 2018년 제약공학과를 신설한 것이다.

경성대 약학과는 약 40년의 역사에 2000여 명의 약사를 배출하며 부산 건강을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제약공학과는 약학과 공학을 접목하기 위해 약학대학관에 자리를 잡았다. 약의 성분, 효능을 잘 알아야 제대로 된 약을 만들 수 있어 전략적으로 상당수 약학대학 교수가 제약공학과 강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김강민 제약학과장은 “제약회사나 임상경험이 많은 교수의 강의를 통해 전문가 양성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와함께 약학대학의 중앙정밀기기실, 대학의 공동기기센터를 활용해 실무 역량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학과는 이와함께 한국연구재단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LINC+)’ 프로그램에 참여해 실무, 현장, 실습 중심의 우수 인재양성을 도모하고 있다.

세계 수준의 교육과정

제약공학과는 신설된 지 1년 남짓이지만 교과 과정은 세계 수준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 미시건대학교의 교과과정을 상당부분 채택하고 있다. 약대에서 제약공학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약공학과는 40년 전통의 경성대 약대의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함께 경성대 제약공학과는 타 대학과는 달리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실습 과목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강민 학과장은 “현재 임상실험 전문요원 등 제약 관련 업체 근무자들 상당수는 제약공학과 출신이 아닌 화학과 생물학과 출신들이다”면서 “경성대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요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제약공학과는 화학물질안정성평가 분야에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약과 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화학물질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치약 내 살균제 함유 논란, 살충제 오염 계란, 생리대 휘발성유기오염물 포함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케미포비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사회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환경부는 안전한 화학물질 생산, 수입을 관리하고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만들기 위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공학과는 화학물질안정성평가 분야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16년간 독일 제약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올 2월 제약공학과에 합류한 김상헌 교수는 “유럽의 화학물질규제(REACH), 화장품·살생물제·나노물질 규제 등 화학물질규제의 원조인 유럽의 현장 경험을 전문가 양성에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자격증으로 대기업, 해외진출 까지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CRO)은 신약개발에 있어 일부 또는 전체를 대행한다. 임상시험 수행에 있어 설계, 통계분석, 인허가관리, 시판 후 관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개량신약과 신약 개발 비중이 높아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웃소싱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이다. 임상시험모니터요원 육성은 국내 대학에서의 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며, 부산지역에서는 식약처로부터 교육기관지정을 받은 곳이 없어 의무교육인 40시간 교육 이수에 어려움이 있다. 경성대는 이 대목에 주목했다. 김강민 학과장은 “경성대 내 자체 교육기관인증을 통해 지정교육기관과의 교육연계프로그램으로 교내에서 이수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제약공학과는 최근 산업체에서 각종 첨단 기기를 이용한 물질 분석에 기반을 둔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화학분석기사 자격증 획득을 위한 교과과정도 운영 중이다.

제약공학과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자격증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자격증이다. GMP는 의약품을 물론이고, 화장품, 각종 건강기능식품 등 사람 몸과 관련한 상당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체에서는 수년 전부터 직원들을에게 GMP 자격증을 보유하도록 할 정도다. 제약공학과에서는 1학년 때부터 자격증 이수 교과목을 신설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광민 제약공학과 학과장은 “GMP를 비롯해 화학분석기사 등 제약공학과에서는 자격증 이수를 기반으로하는 교육과정이 뛰어나다”면서 “해당 자격증으로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는 물론이고 해외 유명 업체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성 기자 edu@busan.com

김진성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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