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신시가지와 동부산관광단지를 잇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연장선(동부산선)이 본격 재추진된다. 장산로 등 해운대 일대 ‘교통지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현실적으로 “무리한 사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대구, 타당성 용역 재공고
내달 1일까지 추가 지원 없으면
대한교통학회와 수의계약 체결
비용편익비 개선하려 노선 축소
해운대 일대 교통지옥 해소 ‘기대’
동해선 노선중복 심의 배제 ‘우려’
부산 해운대구청은 25일 동부산선 유치를 위한 사업 타당성 용역 재공고를 냈다. 앞서 19일 낸 공고에서 대한교통학회 1곳만 용역에 지원한 탓에 유찰돼, 재모집에 나선 것이다.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추가 지원자가 없으면, 대한교통학회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용역을 진행한다.
이번에 추진 중인 동부산선은 6~7㎞ 노선으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을 시작으로 해운대백병원~송정해수욕장~송정역~롯데프리미엄아울렛~국립수산과학원, 해동용궁사~동부산관광단지를 잇는다. 앞서 2015년 장산역에서 기장중학교까지 7765억 원 규모 11.2㎞(10개 역) 장거리 노선을 계획했지만, 사업 비용편익비율(B/C)이 낮아 무산됐다. 당시 부산연구원의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용역 결과 B/C가 0.7 이하로 나와 영도선, 용호선, 우암선 등과 함께 장기검토 대상으로 선정됐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기존에 낮은 타당성 조사를 개선하기 위해 노선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면서 “오는 2020년 부산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는 반드시 반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동부산선이 평일 출퇴근 시간과 주말에 발생하는 해운대 교통난을 해소하고, 송정해수욕장 관광도 되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말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해운대신시가지 장산로는 지난해 일일 평균 교통량(오전 6시~오후 10시)이 10만 6964대로, 2015년부터 계속해서 10만 대를 상회하고 있다. 해운대해변로는 평일 시간대별 차량통행 속도가 3회 이상 시속 21㎞ 미만으로 줄어, ‘교통 애로구간’으로 설정돼 있다. 구는 향후 동부산관광단지 내 테마파크, 이케아 등이 줄줄이 완공되는 만큼 동부산선 조기 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전국 대표 서핑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송정해수욕장도 지난해 서핑객이 9만 5033명으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관광활성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센텀시티, 송정, 동부산관광단지를 지나는 동해선과 노선이 겹치는 탓에 ‘중복 투자’를 이유로 정부 심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 더불어 동부산선은 앞서 2015년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B/C가 0.564로 장기검토 대상 사업 중 최하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연구원 이상국 연구위원은 “장산로는 도로허용 용량 대비 교통량(V/C)이 1이 넘어 포화상태에 다다른 지가 오래됐다”면서 “㎞당 건립 비용 1000억 원이 넘는 전철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사업 타당성을 뒷받침할 특단의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