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vs 무학 ‘돈 안 되는’ 장례식장 소주 경쟁 왜?

입력 : 2019-04-30 19: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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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조에 이어 무학이 장례식장 전용 소주를 출시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장례식장 소주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학은 30일 추모의 의미를 담은 장례식장 소주 ‘우리가 함께 했던 좋은데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장례식장 전용 소주’ 잇단 출시

추모 의미 담아 상표·뚜껑 디자인

소량 생산… 매출에 도움 안 돼

감성마케팅으로 기업 이미지↑

‘우리가 함께 했던 좋은데이’는 ‘떠나간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한다’는 근조(謹弔)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무학 측은 밝히고 있다. 상표에 조화(弔花)인 하얀 국화꽃을 삽입하고 고인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흰색의 상표 배경과 병뚜껑을 사용했다.

무학 측은 “좋은데이와 달리 올 3월부터 바뀐 딱좋은데이는 그 이름에 위트적인 요소가 강하다보니 장례식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어 이번에 장례식장 전용 소주를 별도로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7일 대선주조는 장례식장 전용으로 사용되는 대선소주를 선보였다. 근조의 의미를 담아 상표와 병뚜껑을 검은색으로 디자인하고, 조화인 하얀 국화를 상표에 인쇄했다.

이러한 장례식장 소주는 2011년 대선주조에서 출시한 ‘그리워예’가 전국 최초였으며 현재 전국 주류업체 중 대선주조와 무학을 제외하고 장례식장 소주를 출시하는 곳은 없다.

장례식장 소주가 부울경 지역에서만 경쟁적으로 출시된 것은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같은 시장을 두고 두 업체가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장례식장에서 소주 소비가 크게 줄면서 장례식장 소주 출시가 매출 확대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오히려 소량생산임에도 상표나 병뚜껑을 별도로 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선주조와 무학의 잇단 장례식장 소주 출시는 소비자와 직접 접하는 소주업계의 특성상 소비자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소량이지만 장례식장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접하는 장례식장 소주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기업의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전체적인 소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역소주업체가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하고 최근 수도권 주류업체의 가격인상에도 가격을 올리는데 신중한 이유 역시 같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혹시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맞붙은 두 업체가 벌이는 장례식장 소주 경쟁의 귀추가 주목된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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