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세계서 잇단 러브콜

입력 : 2019-05-21 19: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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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시장 송철호·왼쪽에서 세 번째)와 덴마크 에스비에르시(시장 에스퍼 프로스트 라스무센)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해상풍력 에너지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시장 송철호·왼쪽에서 세 번째)와 덴마크 에스비에르시(시장 에스퍼 프로스트 라스무센)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해상풍력 에너지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숱한 러브콜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시선을 끌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차세대 대표 먹거리로 떠오르는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기술표준 선점은 물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울산시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덴마크 녹색전환을 위한 파트너십 토의 세미나’에서 덴마크 지방정부인 에스비에르시와 해상풍력 에너지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1월 울산시와 덴마크에 본사를 둔 신재생에너지 기업 CIP와 체결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MOU 체결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이다. 주한 덴마크대사관이 지난 3월 울산시와 직접 재생에너지 분야 협약을 맺을 정도로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덴마크 에스비에르시와 MOU

스웨덴·미국 등 기업 투자 약속

총 36조 원 울산 앞바다에 투입

초대형 사업 주도 기술표준선점

향후 시장 지배력 강화 등 이유

시에 따르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덴마크 CIP 외에도 슈퍼메이저인 로열더치셀을 비롯해 노르웨이 에퀴노르, 스웨덴 헥시콘AB, 영국 GIG, 미국 PPI 등 6~7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면면을 보면, 노르웨이 국영회사인 에퀴노르는 세계 첫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소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프로젝트’를 이끈 회사다. 영국 GIG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개발·투자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GIG는 SK E&S와 코엔스 등 국내 기업과 일찌감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울산시와 MOU를 체결하고 현재 울산 앞바다 8개 지점에서 풍황 자료 측정을 위한 라이다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애초 울산시가 계획한 발전 규모는 원전 1기와 맞먹는 1GW급. 5개 민간투자사가 계획 중인 발전용량은 1~2GW급으로 모두 합하면 6GW를 넘는다. 부유식 해상풍력 1GW당 통상 6조 원이 들어가는데, 단순 계산해 민간투자사들의 사업 계획이 모두 현실화될 경우 총 36조원가량이 울산 앞바다에 투입될 전망이다.

울산시가 도입 예정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도입 예정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 울산시 제공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큰손들이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든 데는 동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띄우는 부유체 제작능력을 갖춘 중공업 도시라는 점이 고려됐다. 게다가 초대형 풍력 사업을 주도할 경우 세계 기술 표준을 선점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 울산에서 추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세계 최초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시설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 프로젝트(30㎿)’의 30배가 넘는 규모다. 울산 입장에서는 주력 산업인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면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따라 시작됐다. 수출 산업화를 목적으로 정부와 울산시 주도의 ‘부유식 해상풍력 국산화 기술개발’과 부유식 풍력 발전기의 수요를 조기 창출하기 위한 ‘민간주도 발전단지 조성’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엔 첫 작업으로 울산 울주군 서생 앞바다에 750㎾ 풍력발전기가 설치된다. 우리 기술로 만든 발전기가 실제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는지 실증하는 사업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세계적인 에너지기업들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울산 앞바다가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개발의 최적지라는 점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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