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찾은 ‘귀한 손님’ 하늘다람쥐 다시 날까

입력 : 2019-05-26 19: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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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지리산에서 철거돼 부산으로 옮겨 온 통신 장비에서 발견된 하늘다람쥐 2마리가 부산 사하구 을숙도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지난달 22일 지리산에서 철거돼 부산으로 옮겨 온 통신 장비에서 발견된 하늘다람쥐 2마리가 부산 사하구 을숙도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지난달 22일 부산 사하구 을숙도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이하 치료센터)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이날 지리산 중턱에서 철거된 통신 장비에서 눈조차 뜨지 못한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던 하늘다람쥐 2마리가 발견됐다. 어미 다람쥐가 먹이가 많은 3~4월에 새끼 2마리를 따뜻한 통신 장비 안에서 낳고 이곳에 둔 것으로 추정됐다. 통신장비를 철거한 뒤 부산에 도착해 하늘다람쥐 2마리를 발견한 통신업체는 다급히 치료센터를 찾았다.

철거된 통신 장비서 새끼 발견

야생동물치료센터, 극진히 간호

이르면 8월 지리산으로 돌아가

하늘다람쥐는 멸종위기종 2급, 천연기념물 328호다. 앞발과 뒷발 사이에 비막이 발달해 다람쥐 중 유일하게 나무와 나무 사이 최장 30m까지 날 수 있다.

치료센터에서는 수의사가 총동원된 하늘다람쥐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보통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을 뜨지 못하는 야생동물은 치사율이 매우 높다. 수의사들은 사람 체온보다 훨씬 높은 하늘다람쥐 체온을 감안해 따뜻한 물에 손을 씻은 뒤 하늘다람쥐를 안는 방식으로 1시간 반 간격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초유를 주사기로 먹였다. 하늘다람쥐가 먹는 초유도 미국에서 공수했다.

지난 1일 하늘다람쥐 두마리가 모두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늘다람쥐 몸무게는 처음 센터를 찾을 당시 각각 20g, 21g이었지만 45g, 49g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치료센터에 온 지 한 달. 하늘다람쥐는 수의사들의 보살핌 아래 케이지 내에서 뛰기도 하며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2마리 모두 건강상태를 잘 유지하면 이르면 3개월 뒤인 8월에 지리산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앞으로 남은 3개월 동안 치료센터는 간단한 먹잇감 채취 훈련, 점프훈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야생동물보호팀 김선자 팀장은 “하늘다람쥐가 치료센터에 왔을 때는 2마리 모두 살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웠다”며 “야생동물보호팀 수의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늘다람쥐를 돌본 결과 이제는 지리산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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