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로 해수욕장 해안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확정됐다. 대중교통 활성화로 관광객이 늘고 인근 주민들이 편리해 질 거라는 기대도 있지만, 불법 주차로 가뜩이나 좁아진 길이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서구 암남동 일대 운행 26번 노선
해수욕장 통과로 새 노선 확정
인근 주민 “버스 타기 수월” 환영
상인 “좁은 도로 더 복잡” 걱정
부산시, 의견 수렴 없이 일방 결정
해당 구청과도 상의 없어 비난
부산시는 지난 5일 노선심의위원회를 열어 서구 암남동 일대를 다니는 26번 시내버스 노선을 송도해수욕장 정류장에서 암남공원로가 아닌 송도해변로로 진입해 회차하는 새 노선으로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새 노선은 송도해수욕장 정류소에서 송도해변로로 진입해 송도서린엘마르아파트 앞에서 회차한 후 송도공영주차장 정류소를 지나 종점인 송도혜성아파트로 가게 된다. 정확한 운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송도해수욕장 인근 송도오션파크 방향 송도해변로 끝자락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그동안 버스정류소가 멀어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 송도해변로 끝자락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송도해수욕장 정류소까지는 걸어서 약 10~15분이 걸린다. 해당 구간에 위치한 송도서린엘마르 아파트 관계자는 “아파트에 노인들이 많이 사시는데 걸어서 힘들게 버스를 타러 다니셔서 민원을 2년 간 많이 넣었다”고 말했다. 송도오션파크 인근 상인들도 “이쪽은 캠핑장 외에 놀거리가 없어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며 “버스 운행으로 인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상인들은 불법 주정차로 좁은 길이 버스 운행으로 더 복잡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송도번영회 관계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 지금도 병목 현상이 일어날 만큼 붐비는 곳이다”며 “주차장이 부족해 불법 주정차가 많은 마당에 버스가 다니면 더 복잡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해변로는 왕복 2차로로 일부 1차로 구간에 노면 공영주차장 면이 그어져 있다.
이런 주민 간 분란이 구청과 주민들 의견 수렴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노선을 확정한 데서 기인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선심의위원회는 통상 대외비로 진행된다는 게 시 입장이다.
부산 서구의회 이정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대외비로 진행되는 게 관례라 하더라도 관할 구청에는 알려야 한다”며 “더불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청도 구청 ‘패싱’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측은 “시내버스 운행으로 발생하는 행정적인 문제는 결국 구청이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구청과 상의하지 않는 것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시는 노선관리가 시 업무여서 구청과 논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 이동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꾸준히 들어왔고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구체적인 운영계획 등은 구청과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