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해외 순방은 ‘투톱 외교’” 이낙연 총리에 힘 실은 문재인 대통령

입력 : 2019-07-16 19:07:1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현지시간) 타지키스탄 수도인 두샨베의 대통령실에서 코히르 라술조다 총리와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현지시간) 타지키스탄 수도인 두샨베의 대통령실에서 코히르 라술조다 총리와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일 ‘경제 전쟁’ 와중에 떠난 해외 순방으로 비판론에 휩싸인 이낙연 국무총리를 적극 엄호하면서 이 총리의 위상을 ‘정상급’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총리 위상 ‘정상급’으로 언급

日 경제보복 중 순방 비판론 차단

대일 특사 염두 등 다목적 포석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13일부터 방글라데시·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타르 등 4개국 공식 순방에 나선 이 총리에 대해 “우리의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개국 중심 전통외교에 더해 신남방·북방정책 등 우리 외교 영역·지평이 넓어졌고, 자연스레 외교 수요가 폭증해 대통령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무대에 함께 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독특하게 국무총리를 두고 있고 헌법상 총리에게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한다”며 “실제로 저는 총리가 헌법상 위상대로 책임총리 역할을 하도록 국정을 운영하고 있고, 총리 해외 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한 것도 총리 외교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 공개 석상에서 직접 이 총리의 순방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한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외교적 비상 상황에서 총리와 외교장관이 한가하게(?) 순방에 나서느냐는 일각의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10일부터 7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순방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순방 의미에 더해 그 위상과 역할론을 강조한 것은 추후 대일 특사로 이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리는 과거 신문기자로 활동할 당시 도쿄 특파원을 지낸 데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수석부회장 등을 지낸 ‘일본통’이다.

나아가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이 총리가 여당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군에 속한 데다 올 하반기 총리직을 그만두고 내년 총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중요 인물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창훈 기자 jch@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