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영화 주인공으로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19)가 캐스팅 된 것과 관련, 미국 성인 상당수가 긍정적이거나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15일(현지시간)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8일부터 10일 22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에 대해 '반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17%에 그쳤다.
반면 응답자 34%는 '강하게 지지한다'고 했으며, '대체로 지지한다'는 21%였다.
또 응답자 23%는 '상관없음'이나 '잘 모르겠다'를 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정치성향에 따라 응답도 갈렸다는 것이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75%는 캐스팅을 지지한다고 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44%만 찬성의 뜻을 밝혔다.
찬성표를 보면 연령별로는 18-22세가 60%로 1위를 기록했고, 39-54세가 59%로 그 뒤를 이었다. 또 23-38세가 57%로 3위를 차지했고, 55-73세가 50%로 최하위였다.
앞서 일부 누리꾼은 검은 머리의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원작 애니메이션의 '흰 피부에 빨간 머리' 인어공주 아리엘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는 '내 아리엘이 아냐'(NotMyAriel)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이에 다수 누리꾼이 "인종차별자다" "시대에 뒤떨어졌다" 등 비판을 가하며 논란이 커졌다.
이같은 사태에 디즈니는 산하 채널 프리폼(freeform) 인스타그램 계정에 '불쌍하고 불행한 영혼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디즈니 측은 '인어공주는 덴마크 작가가 지었으니 주인공이 백인이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겨냥,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으니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며 "흑인인 덴마크 사람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디즈니는 그러면서 "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으로, 아리엘은 소설로 탄생했다"며 "그런데도 당신이 아직 과거의 생각에 갇혀 '애니메이션에 나온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놀랍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뛰어난 재능을 갖춘, 아름다운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 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오 저런…"이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