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정5구역’ 市 건축심의 통과] 부산시 ‘생활권 계획’ 시범사업… 3600세대 대단지 ‘가속도’

입력 : 2019-07-17 18: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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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세대 규모의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은 생활권계획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다른 재개발사업과 달리 원주민 재정착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사진은 전체 단지 조감도. 포스코건설·롯데건설 제공 3600세대 규모의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은 생활권계획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다른 재개발사업과 달리 원주민 재정착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사진은 전체 단지 조감도. 포스코건설·롯데건설 제공

3600세대의 대단지인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이 지난 9일 부산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괴정5구역은 부산시의 ‘생활권 계획’ 시범 사업이라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원주민 재정착형 재개발을 위해 원주민 동의서를 받아 시작됐다. 흔히 기존 재개발 사업에서는 원주민 재정착률이 10%가 채 안 된다. 괴정5구역 조합은 90% 이상의 원주민 재정착을 목표로 한다. 현재 조합원은 1850명이다.

구역 지정에서 건축심의까지

1년 9개월 사상 최단 기간 진행

올해 사업시행인가 등 절차 거쳐

내년 말 혹은 2021년 상반기 분양

클린수주단 운영 시공사 선정

재개발 모범 사례로 손꼽혀

제2대티터널 등 개발 호재 많아

원주민 90%이상 재정착 기대

5G 세대 첨단 스마트 아파트 지향

평지에 역세권,교육 환경 우수

향후 일대 4만 세대 형성 전망

부산 사하구와 도심을 잇는 제2대티터널(서부산터널) 건설과 괴정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검토되고 있어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제2대티터널 위치도.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제공 부산 사하구와 도심을 잇는 제2대티터널(서부산터널) 건설과 괴정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검토되고 있어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제2대티터널 위치도.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제공

■역대 최단 기간 건축심의 통과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은 구역 지정(2017년 9월)부터 시공사 선정(2018년 9월), 건축심의까지 1년 9개월 정도가 걸렸다. 재개발 사업 사상 최단 기간에 진행된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생활권 계획은 ‘정비예정구역 지정’ 절차를 생략하기 때문에 진행이 빠르다”며 “기존 정비방식을 변경해 주거 지역 전체에 대해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 각종 규제책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단지 조성 자체가 이례적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 이후 최초로 대규모 재개발 건축심의가 통과한 것이기도 하다. 괴정5구역은 올 연말 사업시행인가 완료, 내년 중반 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연말이나 2021년 상반기에 분양을 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이 기대된다.

대개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는 루머가 횡행한다. 괴정5구역은 이 같은 부작용을 덜 겪고 지난해 9월 시공사를 선정(포스코·롯데 공동사업단)했다. 비결은 뭘까. 조합 측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운영한 ‘클린수주단’에서 찾는다. 여러 시공사가 수주전을 벌이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원주민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클린수주단을 운영한 것이다. 원주민이 나서 시공사의 주민 접촉을 원천 차단해 재개발의 모범 사례로 손꼽을 만하다.

■각종 호재… 원주민 분담금 최소화

주영록 조합장 주영록 조합장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는 데 주영록 조합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분담금 최소화를 목표로 세웠고, 원주민들도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주 조합장은 제2대티터널(2.58㎞·서부산터널)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현재 사하구와 서구, 중구를 잇는 터널은 대티터널뿐이다. 개통한 지 40년이 넘은 이 터널로는 증가하는 교통량을 소화하기 어렵다. 새 터널은 괴정사거리에서 충무동사거리로 바로 연결해 교통 체증을 던다. 사하구, 특히 괴정 지역 생활환경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조합 측의 기대한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제2대티터널은 현재 부산시의 도로망계획에 반영돼 있다”며 “내년에 5년마다 진행하는 국토교통부의 ‘혼잡도로개선사업’에 신청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 조합장이 또 주민 수익형 사업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 ‘사하시민공원’이다. 사하시민공원은 괴정5구역에 인접한 낙동대로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낙동대로를 덮어 아래로 차가 다니고 위로는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부족한 공원도 확충하고,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이나 건물을 짓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부산시와 사하구청이 추진하는 괴정천 생태하천복원사업에도 주 위원장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괴정천 복원을 괴정5구역까지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괴정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하단·당리 부근의 복개천을 살려 주민들이 공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복개 사업이 괴정5구역 인근까지 진행된다면 괴정5구역 아파트 단지에도 호재다.

■신재생에너지로 ‘반값 관리비’

괴정5구역은 5G 세대의 초고속 무선 인터넷 연계가 가능하다. 무선 인터넷은 6G, 7G 등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다. 이에 괴정5구역에 이런 기술을 무궁무진하게 적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KT와 협약해 KT메가시티 첨단 스마트 아파트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첨단 스마트 서비스가 도입되면 스마트폰과 연계해 편리함과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를 테면 집 안의 모든 전원과 냉난방 제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근 지역 재개발·재건축이 비슷한 시기에 끝나면 해당 시공사 측과 연계해 괴정5구역에 특화된 부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괴정5구역은 100년이 지나도 새 집같은 아파트도 표방한다. 배수, 오수관로를 외부로 노출해 내부 공사를 최소화하고 사용자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연계 시스템도 향후 발전에 맞게 확장이 가능하게 한다. 지진 영향도 적다. 괴정5구역은 지진 8.0의 강도를 버틸 수 있게 건축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아파트 중에는 지진의 영향에 피해가 가장 적은 아파트가 되는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도입으로 ‘반값 관리비’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냉난방비 등 주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목표다. 아파트 단지에 실버타운도 들어선다. 독거노인이나 고령의 어르신을 병원 시스템과 연계해 집에서 돌볼 수 있는 것이다. 식사가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집 안 사람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병원에서 바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춘다.

괴정천. 괴정천.

■괴정 지역 4만 세대 신도시?

괴정5구역은 평지이고, 역세권이다. 도시철도 1호선 사하역과 연계해 지하상가가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영화관, 슈퍼마켓, 실내골프장, 목욕장, 수영장, 헬스장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시내버스 접근성도 좋다. 버스정류장은 낙동대로와 장평로 쪽으로 각각 4개가 있다. 제2대티터널이 생기고 아파트가 준공되면 괴정로 부근으로 버스정류장이 더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도시철도를 이용하면 남포동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새 터널이 생기면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사하구 괴정동은 오래 전부터 주거지역이다. 교육 여건이 좋고, 학구열이 높다. 주변에 사하초등, 사남초등, 사동초등, 당리초등, 옥천초등, 사하중, 당리중, 장평중, 동아고, 해동고, 동아공고가 있다. 조금 멀지만 건너편 사하구 당리동에 부산일과학고도 있다. 대중교통편으로 10분 거리에 동아대 승학캠퍼스가 있고 동아대 부민캠퍼스와 구덕캠퍼스도 비교적 가깝다. 괴정5구역에는 국제유치원 건립도 예정돼 있다.

괴정5구역 주변으로 동원 비스타(500여 세대), 사하 현대 힐스테이트(1300여 세대), 당리2구역(560여 세대)이 들어설 예정이다. 괴정5구역을 포함하면 2025년까지 6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괴정7구역(2300여 세대)를 비롯해 5구역 인근으로 추가 생활권계획 시범사업도 기대된다. 향후 일대에 4만 세대 규모의 아파트 대단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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