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바닷물 ‘2L 생수통 6억 개’ 분량 국내 해역 방류

입력 : 2019-08-21 19:29:23 수정 : 2019-08-21 22: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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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 따른 방사능 유출로 수산물 수입이 금지된 일본 후쿠시마현 등 인근 바닷물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선박에 주입하는 선박평형수를 통해 국내 해역에 무방비로 대거 방류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이와테 등 바닷물 주입

한·일 오가는 선박 ‘평형수’ 통해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2년 걸쳐 128만t 국내 해역 방류

김종회 의원 “해수부 직무 유기”

2013년 평형수 ‘세슘’ 검출 이후

단 한 차례도 재측정 실시 안 해

정치권 “방사능 오염 실태 조사를”

‘일본 정부가 현재 보관 중인 110만t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의해 알려지면서 우리 외교부가 지난 19일 일본 정부에 우려를 표명하고 공식 해명을 요구한 지 이틀 만에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비롯된 한·일 간 무역갈등 속에 후쿠시마 인근 지역 방사능 오염수가 한·일관계의 또 다른 쟁점으로 급부상한 형국이다.

■‘평형수 방사능 오염’ 무방비 노출

해양수산부가 21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종회 의원(무소속)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원전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과 인근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이바라키, 지바현을 왕래하는 선박이 선박평형수를 통해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2년여에 걸쳐 총 128만t의 바닷물을 우리 항만에 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2L 생수병 기준 6억 4000만 개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이다. 선박평형수란 운항 중인 선박(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밸러스트탱크(평형수탱크)에 채우는 바닷물로, 보통 출항하는 항구에서 바닷물을 넣고 목적지에 도달해 화물을 실으면 평형수는 목적지의 바다에 버리게 된다.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일본과 국내를 오간 선박은 후쿠시마 3척, 아오모리 6척, 미야기 3척, 이바라키 19척, 지바 90척 등 총 121척으로 파악된다. 일본 해역에서 주입한 바닷물은 후쿠시마 7567t, 지바 108만여t 등 모두 135만 7327t에 달한다. 국내 영해로 배출된 일본 바닷물 t수는 후쿠시마에서 주입한 6703t, 이바라키 25만 7371t, 지바 99만 9518t 등 총 128만 3472t이다.

김종회 의원실은 국내 해역에 선박평형수가 배출된 시점과 지점 등 보다 구체적인 내역을 해수부에 추가로 요청한 상태다.

■전면 실태조사·역학관계 규명 시급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후쿠시마현 등 원전이 폭발한 인근 지역에서 평형수로 주입한 바닷물의 방사능 오염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실태조사가 요구된다”며 “또한 선박평형수 주입·배출 시기와 지점, 배출된 지역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서식어종과 유통경로,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역학관계 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수부는 2013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은 후 2년 만에 일본 북동부 항만을 다녀온 선박 5척을 대상으로 평형수 방사능 오염 여부를 측정했다. 그 중 선박 4척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검출했다. 세슘은 인체에 들어가면 불임증, 전신마비, 골수암, 갑상선암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다.

그러나 해수부는 2013년 조사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방사능 오염 재측정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국민 안전을 도외시한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심지어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2011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바닷물 국내 반입량은 법적근거 미비로 통계가 전무한 실정이다.

김종회 의원은 “후쿠시마현 등 8개 현에서 수산물 수입을 차단하고 있지만, 정작 선박을 통해 원전사고 인근 지역의 바닷물은 국내 영해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수부는 지난 2013년 선박평형수 방사능오염 조사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위험성 검증을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 앞으로는 일본항구에서 평형수를 실어 올 때 한국에 들어오기 전 공해상에 평형수를 버리는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2011년과 2013년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일본에서 적재된 선박평형수에 대한 방사능 조사 분석을 실시한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하는 기준 대비 7700분의 1에서 3만 3000분의 1 수준의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며 “2015년부터는 우리 해역의 방사능 조사를 통해 방사능 유입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선박평형수에 대한 별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연안해역 32개 정점에서 연 4회, 원안위는 연·근해해역 32개 정점에서 연 4회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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