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생각나는 강원도 화천] 이곳에서 편지 쓰면, 진짜 산타클로스가 답장을?

입력 : 2019-11-20 18:16:38 수정 : 2019-11-20 23: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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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산타클로스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 입구의 포토존. 멀리서 온 손님들을 반기기라도 하듯 앉을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해두었다.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산타클로스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 입구의 포토존. 멀리서 온 손님들을 반기기라도 하듯 앉을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해두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더니 중부지방에서는 벌써 첫눈 소식도 들린다. 어느새 겨울에 접어들고 있음을 느끼는 계절. 겨울 하면 으레 떠오르는 국내 여행지가 바로 강원도다. 특히 수능을 치르고 호젓한 여행지를 찾는 수험생이라면 강원도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산천어축제·군인백화점 등 볼 곳 많아

산천어 커피 박물관 1000점 유물 전시

화천박물관 북한강 상류 선사문화 확인

조경철 천문대 강의·관측 프로그램 인기

통일 염원 담은 ‘세계평화의 종’ 관람도

마침 화천군에서는 해마다 1월 3주간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화천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3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다. 대자연에 묻혀 펄떡이는 물고기를 낚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화천에 와서 산천어축제를 즐기는 건 당연한 수순. 짜장면이 맛있는 중국집이라면 짬뽕과 탕수육 맛도 만만치 않으리라. 산천어축제에 가려진 화천의 매력으로 들어가 보자.

군인백화점이 있는 화천시장

어느 지역을 여행하더라도 꼭 한번은 둘러봐야 하는 곳이 시장이라고 했던가. 시장이야말로 그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담아내고 지역민 삶과도 밀접하게 닿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천에 들렀다면 우선 시장부터 찾아볼 일이다. 정겨운 전통시장의 특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화천시장. 골목골목 발품을 팔다 출출해지면 메밀전병과 김치고기, 손만두 등 이곳만의 특별메뉴를 즐길 시간.

배를 어느 정도 채웠다면 군인백화점을 들러볼 일이다.

화천시장에 있는 군인백화점 모습. 화천시장에 있는 군인백화점 모습.

화천군 곳곳에 포진해 있는 군부대 장병들을 상대로 하는 상점이다 보니 판매하는 품목도 일반 잡화점에서 볼 수 없는 군용품들로 즐비하다. 각 사단의 부대마크부터 의류와 가방, 심지어 어린이용 깔깔이까지 구비되어 있어 ‘곰신’들이 특별히 애정하는 곳이다. 전역한 지 오래된 아버지 세대에게는 그야말로 추억의 장소로 각별하게 느껴질 법하다.

커피 한잔에 담긴 이야기 ‘산천어 커피 박물관’

산천어 커피 박물관장인 제임스 리가 전시물을 설명하고 있다. 산천어 커피 박물관장인 제임스 리가 전시물을 설명하고 있다.

산천어 커피 박물관은 커피 유물 수집가 제임스 리가 전 세계에서 모은 1000여 점의 유물을 기증하면서 건립됐다. 커피 유물 체험장에는 이렇게 모은 각국의 커피포트, 그라인더, 로스팅 머신, 사이폰 등을 만날 수 있다. 섬세한 무늬가 인상적인 커피잔들도 눈길을 끈다.

시대별, 나라별로 다른 커피 기구들의 사용방법까지 세세한 해설을 듣다 보면 어느새 커피 전문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체험장을 둘러본 다음에는 로스팅교육장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도록 하자. 아는 만큼 커피의 맛은 더 깊어진다.

‘산타클로스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

손편지를 주고받는 것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게으르진 어른들도 펜을 들게 만들 만한 곳이 바로 ‘산타클로스 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이다.

‘본점’은 그냥 있어 보이라고 붙인 게 아니다. 이곳에서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만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핀란드 산타 마을에서 오는 답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이곳을 포함해 전 세계로부터 핀란드 로바니에미 시의 산타 마을로 보내오는 편지들만 연간 50만 통에 이른다고 한다.

각국의 다른 언어들로 쓰인 수많은 편지를 다 읽고 답장을 쓰는 것을 생각한다면 산타클로스를 돕는 엘프들 또한 격무에 시달릴 것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인지 산타요정 엘프 회원을 모집하는 내용의 배너를 볼 수 있었다.

화천의 역사가 깃든 ‘화천박물관’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북한강 상류지역 선사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화천박물관이다.

전시실 1층에는 유물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유물 위로 통유리가 설치돼 있다.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토기류와 고려시대 청자와 분청사기, 조선시대 백자, 회화 등을 만날 수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는 선사 및 삼국시대 유물과 함께 한국전쟁 및 분단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한국전쟁 당시에 전해진 편지들도 있는데 당시 시대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는 내용이 눈길을 붙잡았다.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조경철 천문대’

광덕산 해발 1000m에 자리 잡은 조경철 천문대. 광덕산 해발 1000m에 자리 잡은 조경철 천문대.

도심에서 별이 쏟아져 내리는 밤하늘을 여간해선 보기 힘들다. 시작은 산천어 축제였겠지만, 이 먼 곳까지 온 이상 천문대 역시 놓칠 수 없는 필수코스.

광복 후 남쪽으로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천문연구를 이어갔다는 조경철 박사를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는 ‘조경철 천문대’는 광덕산 정상 가까운 해발 1000m 높이에 자리 잡고 있다. 차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귀가 먹먹해지는 것이 천문대에 거의 도착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천문대 1층에는 2010년 타계한 조경철 박사의 기념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유족 기증품을 통해 ‘아폴로 박사’로 불리는 조 박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천문대에서는 특히 강의와 관측을 묶어 2시간 동안 진행하는 특별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한다. 참여하려면 예약은 필수.

‘평화의댐’과 통일 염원 담은 ‘세계평화의 종’

세계평화의 종에서 할 수 있는 타종 체험. 세계평화의 종에서 할 수 있는 타종 체험.

강원도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파로호의 원래 이름은 대붕호였다고 한다. 전설의 새 대붕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붕호는 이후 한국전쟁 당시 국군이 중공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 오랑캐를 무찌른 곳이라는 뜻의 ‘파로호(破虜湖)’로 불리고 있다.

평화의 댐과 세계평화의 종을 만나기 위해서는 선착장에서 파로호를 오가는 물빛누리호를 타고 24㎞를 이동해야 한다. 쌀쌀한 날씨이지만 갑판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니 짙은 물안개가 파로호 표면에 피어올라 신비로운 광경을 선사한다.

물빛누리호에 몸을 싣고 1시간 20분가량 달려 도착한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마침내 평화의 댐에 다다를 수 있다.

높이 125m, 길이 601m, 최대 저수량 26억 3천만 톤에 이르는 댐은 1980년대 남북 냉전기의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전두환 군사정권이 통치하던 1980년대, 북한에서 댐을 이용한 수공이 획책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방어용으로 계획돼 만들어진 댐. 당시 전 국민이 애국과 멸공의 기치 아래 평화의 댐 건립 비용을 모금한 것으로 유명하다.

탄생 배경이야 어찌 됐든, 포토존에 서서 이름처럼 남북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며 인증샷을 남기면 된다.

세계평화의 종은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한 탄피를 모아 만든 종으로 평화, 생명,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고자 1만 관 중 1관을 떼어낸 9999관으로 주조되어 통일의 날, 떼어진 1관을 추가하여 세계 평화의 종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떼어진 1관은 종 앞에 따로 보관되어 있었다. 세계평화의 종이 1만 관이 되는 순간이 언제쯤 오게 될지 상상해본다. 그리 먼 시간이 아니길 빌면서.

국혜란 부산닷컴 기자 ggook@busan.com

취재 협조=화천군, 한국관광공사 강원지사

국혜란 기자 ggoo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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