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입력 : 2020-01-14 18:42:42 수정 : 2020-01-15 09: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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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펫팸족은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귀중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을 말한다.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생긴 가족의 빈자리를 자연스레 반려견, 반려묘가 채우면서 펫팸족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등장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 장례, 카페, 호텔, 유치원, 도그파크 등 관련 산업인 ‘펫코노미(Petconomy)’의 성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엔 동물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없었다. 그러다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기엔 이들을 장난감과 비슷하게 여겨 ‘애완동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존재로 동물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느덧 한국도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았다. 애완동물은 이제 ‘반려동물’로 지위가 격상되면서 사람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생활하는 가족이 됐다.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여행, 외식, 쇼핑 등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고, 반려동물은 이제 늘 사람과 함께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삶을 공유하는 존재가 됐다.

이제는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고, 교육과 놀이, 미용과 패션에도 관심을 가지며 ‘펫티켓(펫+에티켓)’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가 됐다. 그리고 내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는 것을 넘어 키우지 않는 사람들과 다른 가족들도 공감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대다수 사람이 인정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어서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동물보호, 복지정책의 강화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노출을 통해 서서히 이루어질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과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것은 일상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나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매체와 함께한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 문화가 발전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2020년부터 새롭게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첫발을 디딘 〈부산일보〉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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