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일부 차종 생산 멈추고 중국 내 공장도 ‘스톱’

입력 : 2020-02-03 19: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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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일 서울 중구 명동 한 화장품 매장을 찾아 마스크와 손 세정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3일 서울 중구 명동 한 화장품 매장을 찾아 마스크와 손 세정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고 중국에 공장을 둔 기업들과 국내 자동차 업체의 가동 중단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에서는 3일 이마트 롯데쇼핑 등 내수 소비주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LG화학 베이징 공장 가동 중단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 탓

현대·기아차도 일부 생산 중단

정부, 4000억 규모 금융 지원


하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사태가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외생변수인데다 한국 경제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여서 신종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타격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도 답답한 마음을 밝혔다. 그는 3일 ‘신종 코로나 대응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연초 생산·소비·투자, 경제심리 등에서 경기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던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며 “사태가 조기 종식되지 않을 경우 경기 하방 압력으로의 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기자간담회도 갖고 “신종 코로나 사태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확산과 진정 속도에 달려 있다”면서 “단기에 종식될지, 몇 개월에 걸쳐 전개될지, 더 빠른 확산 속도로 갈지 시나리오별로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역시 이날 성윤모 장관 주재로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는데 코트라를 통해 동향을 파악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 공장가동 중단, 물류 차질 등 한·중 공급망이 교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국내 공장은 수급 차질이 예상되고, 중국 최대 내륙 컨테이너항인 우한항이 지난달 25일 폐쇄됨에 따라 우한항과 연계된 상하이항 수출입 화물량도 감소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중국 난징의 LG화학 배터리 공장과 LG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은 지난 주말부터 가동을 멈췄고 LG화학 베이징·광저우 편광판 공장, 톈진 자동차 소재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 난징 공장은 연휴가 연장되면서 가동을 미루고 10일 재가동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전장부품·모니터·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자동차 업계는 ‘셧다운’ 사태를 맞게 됐다. 중국산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소진에 따라 쌍용차에 이어 현대·기아차도 당장 내일부터 일부 차종 생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GV80, 그랜저 등 인기 차종이 먼저 대상이 될 확률이 높으며, 이번 주말이면 대부분 차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부는 4000억 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지원해 기업의 자금 애로를 해소하기로 했다. 단기 수출보험 보험료는 30∼35% 할인하고, 보험금 지급 기간을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 지원방안도 새로 시행한다. 또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경남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음식·숙박, 생활밀착형 소매업, 관광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에게는 200억 원 규모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하고, 지역 신용보증기관을 통해 1000억 원 규모 특례보증을 보증료율을 0.2%포인트 인하해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목적 예비비 2조 원이 있는데다 연초인 만큼 당장 추경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관광·항공·해운분야와 제조업에 대한 생산대책, 중소 소상공인에 대한 어려움 해소대책 등을 꾸리는 데 속도를 내 부처 간 조율을 통해 각 분야 대응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송현수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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