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부산은 연기의 꿈 심어 준 뿌리”

입력 : 2020-02-23 18: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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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신 스틸러 ‘사랑의 불시착’ 김정현

tvN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김정현. tvN·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김정현. tvN·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초부터 안방극장은 눈 돌릴 틈이 없다. 의학부터 북한·야구·조선 등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다채롭게 꾸미고 있어서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 덕분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잠깐.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은 ‘신스틸러’들이 있다. ‘간택-여인들의 전쟁’의 추수빈과 ‘사랑의 불시착’의 김정현이다.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도 이들의 공통점. 탄탄한 연기력으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는 두 사람을 서울 강남구의 모처에서 각각 만났다.

“저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최종회 시청률 21.7%. 주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tvN 역대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려낸 출연진의 중심에는 부산 출신 배우 김정현이 있다. 극 중 사업가 ‘구승준’으로 시청자를 만났던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사랑꾼’ 면모까지 팔색조 같은 연기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정현은 “이번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남달랐다”며 “힘든 시기를 지난 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5년 영화 ‘초인’으로 데뷔한 김정현은 ‘으라차차 와이키키’ ‘학교 2017’ 등으로 브라운관을 찾았지만, 2018년 드라마 ‘시간’에서 건강 문제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그의 복귀작인 셈. 김정현은 “시청자들이 잘 봐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연기를 즐겁게 해나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1년 5개월 정도 쉬었어요. 저 자신을 방치하고 구석으로 내몰았더라고요.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시기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을 치료하며 단단해진 시간이었어요. 이번 작품이 더욱 애틋하고 소중한 이유에요.”


사업가 구승준 역 팔색조 연기

‘구단 커플’ 로맨스 화제 모아

“자신감 갖게 해 준 소중한 작품”


분포고 졸업 스무 살 때 서울로

“사투리 연기 자신 있어요”


‘사랑의 불시착’이 종영하는 날, 포털 사이트에는 그가 연기한 ‘구승준’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렸다. 극 중 납치된 서단을 구하려다가 총상을 당한 승준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을 거둬서다. 서지혜와 ‘구단 커플’로 불리며 주연인 현빈과 손예진의 로맨스 못지않은 찰떡 호흡을 보여줬던 터라 시청자들의 아쉬운 마음은 더욱 컸다. 김정현은 “새드엔딩만은 아닌 것 같다”며 “이후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으니 승준이 극적으로 살아나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웃었다. 화제가 된 입으로 비행기 표를 찢는 장면은 촬영 당일 직접 제안한 장면이란다. 김정현은 “대본에는 ‘비행기 티켓을 찢는다’라고 되어 있는데 동선상 그게 나을 것 같았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드라마에서 북한이 배경으로 절반 정도 등장해요. 승준도 결국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죠. 처음엔 미화 논란도 있었지만, 우리 작품의 방향은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해서 잘 풀어내려고 노력했어요.”

부산 남구 분포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정현은 스무 살 때 배우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올라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합격해 본격적인 연기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그가 나고 자란 부산은 연기의 꿈을 심어준 뿌리이기도 하다. 그는 “학창 시절 부산시립극단 작품인 ‘연기 속에서’를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 공연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며 “관객들에게 새롭고 좋은 감정을 선물하는 게 배우의 역할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이번 작품의 호텔 장면은 부산의 코모도 호텔에서 찍었어요. 일하러 가서 그런지 느낌이 약간 다르긴 했지만, 역시 고향은 고향인지 정말 좋더라고요. 부산 사람이라 사투리 연기에도 자신 있어요. 앞으로 계속 성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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