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마른기침·호흡곤란… 섣부른 병원행 ‘역감염’ 우려

입력 : 2020-02-23 19:09:03 수정 : 2020-02-23 21: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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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비상…의심 증상과 대처법

2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선별진료소에서 방문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선별진료소에서 방문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되고,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시민들의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부산시, 경남도 홈페이지, 1339 콜센터와 보건소 상담전화는 23일 현재 문의 폭주로 사실상 불통 상태며 시내 중심가는 눈에 띄게 한산해져 시민들의 위기의식이 극도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감기·독감과 구별 어려워 불안

콧물·목 따끔거림 증상은 감기

심한 근육통·고열·두통은 독감

발열과 호흡기 증상 경미할 땐

일반 감기약 먹고 외부활동 자제

5일 후 호전 없으면 선별진료소로


이런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의 가장 큰 궁금점은 일반 감기 증세와 코로나19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이 높은 것은 감기와 독감, 코로나19의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확진자 6명을 치료 중인 서울대학교병원의 김남중 교수는 “(환자들이)오한으로 덜덜 떠는 게 아니라 약간의 한기와 근육통, 약간의 목 아픔,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것만으론 환자가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철훈 양산 부산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이에 대해 “경험적으로 보통의 가벼운 감기, 즉 콧물과 재채기 등의 상기도(상부 호흡기관) 감염 증상은 5일 정도 회복을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며 “반면 코로나19는 발열과 마른기침, 호흡곤란이 주증상이므로 이때는 선별진료소를 찾아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감은 두들겨 맞은 듯 온몸이 아픈 극심한 근육통과 38도 이상의 발열, 두통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독감의 경우 가까운 동네 병원이나 의원에서 독감 검사를 받은 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5일간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코로나19는 감기와 달리 폐와 같은 하기도(하부 호흡기관)에 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콧물 등 훌쩍거리는 감기와는 다르다고 보고돼 있다.

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와 대한결핵, 호흡기학회와 대한예방의학회 등 11개 감염 관련 학회가 참여한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일반 감기약을 먹으면서 4~5일간 외부활동을 하지 말고 집에서 경과를 관찰해 달라”고 국민에게 권고했다.

4~5일 이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방문했는지 등을 고민해 보고 코로나19를 의심할 때다. 이 경우에도 섣불리 병원을 방문하지 말고 1339에 전화하거나 관할 보건소의 상담을 거친 뒤 거주지역 별로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그냥 걱정돼서 신속 PCR(리얼타임 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으려고 선별진료소를 찾는 것은 다른 대기자로부터 코로나19 역감염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21일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동네의원의 전화 상담과 처방을 허용하기로 한 것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와 역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부산에는 18개의 선별진료소와 16개 구·군 보건소(선별진료소 운영)에서 코로나19 검사와 검체 채취, 진단을 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와 전화번호 등은 부산시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거나 의사환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에는 자가격리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고, 식사는 혼자서 하며, 화장실과 세면대를 공용으로 사용한다면 사용 후 소독(락스 등 가정용 소독제) 후 다른 사람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 씻기와 기침예절 준수 △환경 소독 △실내 환기 △모임 금지 △노령층 외출 금지 등 5가지 행동요령을 지켜 스스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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