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헬기 추락 원인은 강풍? 기체결함?…경찰 수사 착수

입력 : 2020-03-20 17:09:52 수정 : 2020-03-20 1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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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드론으로 촬영한 울산 울주군 산불 현장. 산림청 제공 20일 오전 드론으로 촬영한 울산 울주군 산불 현장. 산림청 제공

지난 19일 울산 산불 현장에서 추락해 인명 피해를 낸 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헬기 추락 사고 수사전담반을 설치해 사고 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사고 헬기는 지난 19일 오후 3시 40분께 울산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려고 물을 싣던 중 회야정수장 일원으로 떨어졌다. 사고 직후 기장(56)은 탈출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현재 안와골절 등으로 중상이다. 하지만 기장과 함께 탑승했던 부기장(47)은 아직 실종 상태다.


이 헬기는 울산시가 8억여 원을 들여 항공업체 (주)헬리코리아로부터 180일 동안 임차한 것이다. 최대 이륙중량은 7258㎏에 달해 한 번에 2500ℓ의 물을 떠서 옮길 수 있다. 1982년 1월 미국에서 제조한 ‘벨(BELL)214B-1’ 기종이다. 40년 가까이 된 노후 기종으로 기체 결함 등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울산시는 “올해 1월 해당 헬기가 미국에서 전면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제작연도를 이유로 단순히 노후 헬기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태풍급 강풍으로 인한 돌발 상황이 주된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불이 발생한 전날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됐고, 산불 당시 성인 남성이 걷기 힘든 정도인 초속 19m 이상 북서풍이 불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순간 돌풍에 헬기가 중심을 잃고 산비탈과 충돌한 뒤 그대로 저수지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헬기를 조종한 기장은 15년 경력 베테랑이자 군인 출신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부기장을 찾기 위해 구조대 100여 명을 투입,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부기장 수색이 마무리되고 기체 인양 작업이 완료되면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공조해 본격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9일 오후 1시 47분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장사리골에서 발생한 산불은 화재 발생 21시간만인 20일 오전 11시께 대부분 진화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나자 소방관, 공무원 등 5000여 명과 헬기 48대 등을 동원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번 산불로 200ha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3년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피해 규모 280ha)에 이어 지난 10년 사이 두 번째로 큰 산불로 기록됐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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