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서울 강남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태구민 당선인을 겨냥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강남 재건축 지역에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비율로 법제화 시켜달라'는 제목의 청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6일 시작된 해당 청원은 하루도 안 된 1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동의자가 7만9400명을 넘어섰다.
청원자는 "강남갑에서 탈북자 출신의 태구민 씨가 당선됐다”며 “냉전 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태영호) 씨를 선택해 준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국내 거주 중인 탈북자 수는 약 4만 명이며, 매년 1,000명 내외의 탈북자가 국내로 입국하는 추세”라며 “현재 이분들에 대한 복지와 특히 안정적인 거주지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복지에서도 다소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원자는 “강남구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달라"며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반대는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며 "현재 중국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시는 것 또한 고려해주십시오”라고 했다. 끝으로 청원자는 "다시 한번 강남 주민 여러분들의 높은 정치·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고, 청원 참여자도 급증했다.
이 같은 관심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에 당선된 태영호(태구민)과 그를 찍어준 강남주민을 조롱하기 위한 청원이다", "이건 장난질 치곤 고도의 함정이다. 강남주민들의 아킬레스건을 이용한 프레임을 제대로 걸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강남 사람들은 이걸 예상했을까? 에휴 청원까지 조롱하다니", "이자스민 전 의원에 대해서도 혐오를 표출하더니, 이번에 태구민 당선인에게도 똑같은 차별을"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태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58.4%의 득표율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지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저술, 강연 활동 등을 해왔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