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왼쪽) 비대위원장이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 진상조사 요구 1인 시위에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선거 준비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을 믿고 선거 핵심인 인물과 전략, 리더가 모두 부족한 ‘3불(不)’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반문(반문재인) 정서’ 확산에만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장 보선을 정확하게 6개월 11일 앞둔 27일 현재, 국민의힘에는 유력 후보도, 선거 전략도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당 차원에서는 오히려 경선률과 인물군만 내세움으로써 기존 후보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는 부산 정서와도 배치된다.
인물·전략·리더 부재 ‘3不’ 심화
6개월여 앞두고 유력 후보 없고
김종인 ‘초선 후보론’ 경쟁력 잠식
PK 정당 지지도 與 우세 불구
안이한 선거 준비 행태 ‘도마에’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7일 “솔직히 아직 부산시장 보선에 관심이 없다”며 “당연히 어떤 인물이 적임자인지 당내에서 논의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전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당내에서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달 내 공식 출범 예정이던 ‘4·7 재보궐선거기획단’도 잠점 보류한 상태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이날 “남북관계 등 현안이 너무 많아서 기획단을 띄울 여력이 안 된다”고 해명했지만 그만큼 내년 부산시장 보선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는 의미다.
당 지도부 역시 부산 정서와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4일 방송토론회에서 “초선도 능력이 있으면 (부산시장 후보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김 위원장이 부산의 초선 A 의원을 접촉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해당 의원은 본인의 출마를 부인하며 초선 B 의원을 공개적으로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부산 정치권과 교류가 적은 편이며 그다지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선룰을 포함한 선거 전략은 더욱 심각하다. 국민의힘의 한 인사는 최근 “당내 인사만 참여할 경우 기존 경선룰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다른 관계자는 “여론조사 비율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선거인단 투표 50%+여론조사 50% 경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거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비율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 상대 정당에서 경쟁력 약한 후보를 의도적으로 고르는 ‘역(逆)선택’ 가능성이 높고, 고정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정치권도 선거 준비에 사실상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부산 정치권에는 “무조건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두껍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부산 정치권은 ‘남의 집 일’처럼 시장 선거를 대한다. 부산시당 차원의 공식적인 준비도 없고 개별 정치인들의 행보도 부산시장 보선과 거리가 있다. 부산의 C 의원은 “아직 관망 중”이라고 말했고, D 의원은 “섣불리 움직일 일이 아니다”고 했다. 부산의 모 정치인은 “이대로 가면 무조건 국민의힘이 이기지 않겠나”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반문 정서’에 크게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부산 민심은 국민의힘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하락세가 멈추면서 부산·울산·경남(PK)의 정당 지지도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갤럽의 지난 22~24일 자체 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33%)이 PK에서 국민의힘(26%) 보다 7%포인트(P) 앞섰고, 리얼미터·TBS의 21~23일 조사에서도 국민의힘(31.3%) 이 부울경에서 민주당(35.3%)에 4%P 뒤졌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