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해운대역 부지에 높이 78m 호텔’ 구청 협의 없이 계획 수립

입력 : 2020-10-07 19:24:17 수정 : 2020-10-08 11: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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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에 최고 78m 높이의 숙박시설 건물 신축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일보 DB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에 최고 78m 높이의 숙박시설 건물 신축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일보 DB

‘해운대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부산일보 2월 5일 자 2면 등 보도)에 최고 78m 높이의 숙박시설 건물 신축이 계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해당 부지를 소유한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주)해운대역개발이 계획 중인 것으로, 해운대구와 상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상업 개발 목적 추진'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7일 (주)해운대역개발(이하 SPC) 등에 따르면, SPC는 옛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 일원에 최고 높이 78m의 고층 건물 1동과 3~4동의 저층형 부속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78m 높이의 최고층 건물은 호텔 또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유력하게 다뤄지고 있다. 저층형 건물 등에는 리테일(판매), 관광 등 다양한 상업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철도시설공단 SPC ‘상업 개발’ 의지

고도 제한 허용 최고 높이 건축 계획

해운대구와 단 한 차례도 협의 안 해

고층 둘러싸면 우1동 단절·슬럼화

구청 “시민 위한 녹지 공원 조성해야”


해당 부지는 면적만 약 2만 5000㎡에 달하며, 구남로와 해리단길을 잇는 옛 해운대역사 뒤편에 위치해 해운대 중심 부지로 꼽힌다. 이곳 일대 부지는 관련법상 건물 고도 제한이 78m로 규정되어 있다. 이 기준에 따라 허용 범위 내 최고 높이의 건축물을 짓겠다는 게 SPC 측 계획이다.

SPC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옛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 개발을 맡아 지난해부터 일대 종합개발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당초 계획으로는 7~8동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도로 개설 등으로 고층 건물 포함 약 5동 건축 계획으로 일부 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SPC 측은 “종합개발계획 마무리 단계로, 고층 건물 1동의 활용 용도와 신축 건물 규모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78m 높이의 건물 신축 등 SPC 측 개발 계획은 해운대구와 일절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초 SPC 측이 해운대구에 해당 부지에 대한 상업 개발 계획을 제안한 이후 이와 관련해 단 한 차례의 협의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게 해운대구 설명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공단과 SPC가 계획 중인 상업 개발 부지는 시민을 위한 녹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게 맞다. 구의 입장은 ‘건물 신축이 아닌 공원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SPC 측에서 어떠한 개발 계획을 그리는지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해당 부지의 건물 신축이 우려스럽다는 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부지를 소유한 철도시설공단은 SPC 측과 부지 개발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만, 해운대구와의 소통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시설공단은 앞서 해당 부지의 개발과 관련해 공원 등 일부 녹지 공간을 조성해 주는 ‘상업 개발 속 공원화’라는 절충안을 내세우면서, 상업 개발 의지를 확고히 한 바 있다.

해운대구는 난개발을 우려하는 여론과 구민 상생, 도시재생 측면 등에 따라 해당 부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경우 해리단길을 포함한 옛 해운대역사 뒤편 우1동 일대에 단절·슬럼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같은 문제로 옛 해운대역사 부지(팔각정 부지)의 공원화와 팔각정 건물 존폐를 둘러싸고 시민사회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재 4630㎡에 달하는 팔각정 부지의 공원화는 결정됐으나, SPC 측 상업 개발이 진행될 경우 이 부지가 뒤편에서 팔각정 부지를 둘러싸는 형태를 띠게 된다. 따라서 상업 개발에 따른 녹지공간 저해와 지역 단절 우려 등의 문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미래정책 안일규 사무처장은 “해당 부지는 해리단길~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을 잇는 해운대 중심부다. 여기에 선을 긋는 듯한 고층 건물 신축과 상업 개발이 이뤄지면 뒤쪽 지역 단절화와 슬럼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익을 위한 상업 개발을 경계하고 구민과 상생할 수 있는 공원 등 녹지지대와 열린 공간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SPC 관계자는 “고도 제한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고층 건물 1동과 나머지 저층형 건물 신축을 계획 중이며, 개발 계획이 일부 변동될 가능성은 있다. 개발안이 확정되는 대로 해운대구와 협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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