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이재명 “수도권 집중 비효율 극심, 균형발전 정책 더 강화돼야”

입력 : 2020-10-14 19:31:50 수정 : 2020-10-14 19: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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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본보 단독 인터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단기필마로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사이다 정치인.’ ‘고집불통의 위험한 포퓰리스트.’ 이 같은 양극단의 평가 속에서도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문제적 정치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역시 거침이 없었다.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초점은 동남권신공항 문제를 비롯해 지역 발전과 국가균형발전 어젠다에 대한 이 지사의 입장을 묻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수도권 지자체장인 이 지사는 ‘표 떨어지는 소리’라면서도 수도권 집중 문제에 대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하면서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소신을 시종 견지했다.

이 지사는 최근 여권에서 균형발전 정책으로 추진 중인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2차 이전, 메가시티 등 비수도권 지자체의 광역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의 전면적인 수정 등에 대해 비수도권 지자체들과 입장을 같이 했다. 행정수도도 마찬가지지만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경우 경기도에서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다. 그러나 이 지사는 “수도권에 기반시설, 인프라, 교육, 재정 투자 등이 집중돼 집값 상승 등 비효율이 극심하다”며 “실질적인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중심적 역할을 할 자원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공기업 이전”이라고 말했다.


‘메가시티’ 국가발전 차원에 필수적

비수도권 인프라 사업 예타 때

균형발전 가중치 더 과감하게 줘야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역할은 ‘공정’


그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수도권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 “국가 발전 차원에서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공감했다. 수도권에서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극력 반대하는 예타 제도 수정에 대해서도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만 인프라가 구축되고, 인프라가 집중되니까 사람이 더 모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며 비수도권의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는 균형발전 가중치를 좀 더 과감하게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울경이 사활을 걸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부울경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수도권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자신이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 문제 해소를 강조하는 배경에 대해 자신의 오랜 정치 철학인 ‘공정’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내가 해온 모든 정책들이 공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현 시대에서 공정의 문제는 더욱 중요한 시대 가치”라고 역설했다.

단체장으로서 성과를 바탕으로 대권주자로까지 승승장구해 온 이 지사에게 쇠락하는 제2 도시 부산의 도약 방안을 물어봤다. 이 지사는 당초 부산에 건립하려다 경기도 시흥으로 옮겨간 ‘웨이브 파크’ 문제를 불쑥 언급했다. 그는 웨이브 파크 건립 과정에서 각종 규제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한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다 해결할 수 있다. 엄청난 연구를 통해 나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리더십의 문제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중앙 정치무대 경험이 거의 없는 이 지사를 대권 잠룡으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가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단성 등 그의 리더십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지역 화폐, 재난지원금, 기본소득제 등 대규모 재정을 수반하는 정책을 연이어 주장하면서 위험한 이상론자라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얼마 전에도 이런 과격한(?) 이미지를 한 번 더 상기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을 두고 “근거 없이 정부 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 “청산해야 할 적폐” 등 맹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지역화폐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던지기 위한 계산된 행보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실제로 ‘얼빠진’이란 표현을 쓸까 상당히 많이 고민했다”며 “내 살점은 좀 떨어지더라도 사회적인 논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 국민들도 지역화폐의 본질을 보게 됐다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분명한 것은 내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까지 준비한 뒤에 나온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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