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한국공항공사 AI면접, 실제 채용결과와 크게 달라”

입력 : 2020-10-22 17: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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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2일 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2일 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직원 채용과정에서 인공지능(AI) 면접을 도입했지만 실제 채용결과와는 상당히 달라 AI면접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국토위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상반기 직원채용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상반기 직원채용에서 AI 면접을 도입했다. 단, 시범적으로 면접 참고자료로만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채용결과와는 상이했던 AI면접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천공항 경우, AI 면접 결과 우수 등급일수록 합격률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가장 우수한 상위 10%인 S급에서는 실제 최종합격자가 나오지 않았고 가장 낮은 D 등급의 최종합격자 비율이 B-, C보다 높고 B와 같은 35%였다.

인천공항 AI면접 결과 피드백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면접위원들은 긍정과 부정 의견 모두 있었으며 면접자료로서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긍정과 부정 의견 모두 있었다.

이번에 적용한 AI면접은 간단한 인적성 검사용 게임을 하는 동안 △응답자가 카메라와 눈을 잘 마주치는지 △눈을 자주 깜빡이는지 △컴퓨터로 인식할만큼 또박또박 말하는지 △지원자의 언어습관이나 특정 단어 사용 횟수 △표정을 찡그리는지 긴장하는지 등 행동반응으로 지원자의 정서 상태를 측정해 점수를 매겼다.

그런데 공사에서 AI면접을 도입할 때 측정방법과 알고리즘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토가 없었으며 외부 자문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존, MS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AI 채용을 시도해왔지만 AI의 한계 탓에 결국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인공지능이 기존 채용 데이터의 차별과 편향성을 그대로 학습해 마찬가지의 성차별, 인종차별 등을 답습한 채용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채용과정에서 데이터의 공공성과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AI면접이 차별을 재생산하거나 편향성을 띠게 될지 여부에 대해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 이후 평가결과를 두고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역시 없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두 공항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채용을 위해 AI면접이 차별 재생산 및 편향성 의존 등의 부작용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이후 AI면접 도입 여부를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두 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 채용 절차를 결정할 때, 지원자에게 채용과정의 비용부담을 전가하지는 않는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지는 않는지 등을 항상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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