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사장, 경영 능력 ‘기대 이하’

입력 : 2020-12-01 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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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년도 파트너스데이(Partner’s Day)‘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제공 KT 구현모 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년도 파트너스데이(Partner’s Day)‘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T제공

KT계열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3분기까지 7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 대상인 카카오뱅크가 3분기까지 8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케이뱅크 정상화’를 취임 이후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던 KT 구현모 사장에게도 케이뱅크의 경영실적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KT는 이미 3분기에 이동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케이뱅크는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70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작년 3분기(순손실 742억 원)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39억 원 줄었지만 생산성 지표는 악화됐다. 직원 1인당 예수금, 대출금이 모두 줄었고 영업점 1개당 예수금, 대출금도 모두 감소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0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뱅크 3분기까지 703억 적자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하락


케이뱅크의 실적을 보면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 케이뱅크의 경쟁상대인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859억 원으로 전년 동기(154억 원) 대비 458%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에만 당기순이익 40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8억 원)보다 600%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는 KT의 기대와 달리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다. ‘계열사 누락 의혹’까지 제기됐던 케이뱅크는 ‘우회증자’의 방식으로 KT 계열사로 공식 편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3개월간(8~10월)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 변동현황’을 발표하면서 ‘KT는 소속 회사인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은행의 최다 출자자가 됨에 따라 케이뱅크은행을 계열 편입했다’고 밝혔다.

KT 구현모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로 BC카드를 통한 케이뱅크 유상증자를 꼽았다. 그는 “케이뱅크의 증자 케이블TV 인수라는 두가지 큰 숙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케이뱅크는 KT의 출자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를 통해 금융분야 경쟁력을 키우려던 KT의 계획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는 케이뱅크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KT의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292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4% 감소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무려 60.6%나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산업의 성장이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지만 KT만 부진한 실적을 보인 셈이다. 이 때문에 10여년 만에 ‘내부승진’으로 수장에 오른 구현모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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