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직서 제출’ 여전히 미스터리

입력 : 2021-01-07 17:45:11 수정 : 2021-01-07 19: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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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명확한 답변 회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실제로는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청와대와 추 장관 사이에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추 장관이 지난달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를 제청하기 위한 대면보고를 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추 장관의) 거취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문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하던 추 장관에게 인적 개편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물러나 달라’고 했지만 추 장관이 처음엔 거부하다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 직접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본인의 거취를 밝히라고 했는데 추 장관은 곧바로 청와대를 나가버렸다고 한다.

추 장관은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는데도 현재까지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혔을 때는 당일 사표가 처리되고 곧바로 차관 대행 체제가 됐던 것과 다른 상황인 것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추 장관은 7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고, 대통령은 후임 장관 인선 시까지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마무리해달라는 당부 말씀이 있었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상적으로 후임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추 장관 명의로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추 장관이나 청와대 모두 ‘사의 표명’은 분명하다면서도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다.

정치권이 한 인사는 “청와대와 국무위원 사이에 사직서 제출을 놓고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전례가 없다”면서 “대통령의 통치권이 흔들리고 있고, 청와대는 이를 숨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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