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을 보였던 수입차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판매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위쪽)’와 푸조의 ‘전기차 사자’ 캠페인. 한국토요타자동차·한불모터스 제공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역대 최대 판매를 보인 가운데 부진했던 수입차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출시, 가격 할인을 통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6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20% 이상 감소한 브랜드는 총 9곳에 달했다. 혼다, 닛산, 인피니티, 토요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 5곳과 재규어, 랜드로버, 마세라티, 푸조 등 유럽 브랜드 4곳이다. 닛산·인피니티는 판매부진이 계속되면서 지난 연말을 끝으로 국내 시장을 떠났다.
수입차 판매 지난해 ‘역대 최악’
판매량 20% 이상 감소 9곳
무역갈등 여파 일본차 큰 타격
전기차·하이브리드 속속 출시
SUV 라인업 중심 판촉 전략
일본차 브랜드는 한일 무역갈등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판매 감소율이 높았다. 작년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도 7.5%로 추락했다.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1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수입차협회가 실적을 집계한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인피니티가 -71.1%로 가장 감소율이 높았다. 이어 혼다(-65.1%), 토요타(-42.0%), 닛산 (-38.8%), 렉서스(-27.2%) 순이다.
이에 따라 일본차 업체들은 연초부터 하이브리드 출시로 반전을 꾀하고 나섰다.
한때 철수설까지 나돌았던 혼다는 최근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에 대한 사전계약에 들어가며 판매 시동을 걸었다.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뉴 CR-V 하이브리드는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델이다. 뉴 어코드는 부분변경 모델로 하이브리드 투어링과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터보 두가지로 출시된다.
토요타도 4월에 국내 시장에 없던 미니밴 하이브리드인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2.5L 직렬 4기통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한 모델이다. 캠리 부분변경 모델도 상반기에 선보인다.
렉서스는 3월에 플래그십 세단 ‘LS 하이브리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데 이어 상반기에 ‘LC 컨버터블’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세라티는 미진했던 신차와 친환경차 출시 등이 지난해 판매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이를 만회하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우선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MC20’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기블리 하이브리드’에 기존의 르반떼 트로페오 콜렉션에서 ‘기블리 트로페오’와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도 선보일 예정이다.
푸조는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고, SUV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선 오는 3월 31일까지 ‘푸조 전기 사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e-208’과 ‘e-2008 SUV’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광고 캠페인과 함께 전기차 팝업스토어, 전국 시승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푸조 전기차를 계약하고 차를 출고하는 고객 중 선착순 200명에게 40만원 상당의 전기차 충전카드도 준다.
또한 최근 ‘2008’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3008’과 ‘5008’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5년새 가장 저조한 실적을 지난해 거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가격 할인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25일 출시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2021년형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2000만 원 내렸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현대차그룹 제네시스 브랜드의 인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들은 선전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면서 “부진했던 브랜드들이 지난해 인기가 많았던 친환경차와 SUV 출시 등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성비, 가심비 등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