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의사'로 유명한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정민석 교수가 '아들이 조교수가 됐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정 교수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오늘만 하겠다. 자랑하는 이야기"라며 "제 아들(정범선)이 오늘부터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의 조교수가 되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아들에 대해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 의대에서 제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았다"면서 "제 아들은 1989년 9월 생이므로 만으로 31살에 조교수가 된 셈"이라고 전했다.
또 "제가 늘 이야기하는 신경해부학 교과서의 공동 저자가 제 아들"이라며 "보통 사람은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가 된 다음에 세계에서 이름 나려고 애쓰는데, 제 아들은 조교수가 되기 전에 세계에서 이름 났다"고 설명했다.
'아빠 찬스'를 연상시키는 정 교수의 발언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삽시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버지인 본인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고 본인 저서에 공동저자로 아들을 올렸다는게 자랑이냐"고 일갈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아들 범선 씨가 아버지의 논문 다수에 '제1저자'로 등재되어 있다는 점도 의혹을 뒷받침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서 검색되는 정범선 씨의 학술지 논문 34개 중 정민석 씨와 공저자인 논문이 20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홈페이지에 등재된 논문들 중 상당수의 제1저자에도 아들 정범선 씨로 추정되는 'Chung BS'가 올라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 교수의 '아들 자랑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같은 논란을 계기로 정 교수가 트위터에서 성매매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는 의혹도 일었다. 정 교수는 10여명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이 계정 중 하나가 본인의 이름과 일치한 '정민석'이다. 해당 계정이 팔로우를 하는 계정은 2개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정 교수였다. 정 교수의 '부계정'으로 의심되는 이 계정은 정 교수를 포함해 50여개의 계정을 팔로우 하고 있었고, 대부분이 조건만남과 성매매를 광고하는 계정들이었다.
이에 한 누리꾼이 "두 계정 모두 교수님 것이 맞느냐"고 댓글로 물었고, 질문이 나온 직후 정 교수는 해당 계정의 팔로우를 끊었다
그러나 논란은 아들에게도 번졌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아들 정범선 조교수가 '디시인사이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의료정책 등을 비판하는 만화를 게재해왔다는 의혹이 일었다.
디시인사이드 카툰 연재 갤러리에는 '정범선'이라는 아이디의 작가가 만든 만화가 여러 편 올라와 있는데,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작가는 '의대, 이제는 부모 빽으로 쉽게 가자'는 만화에서 정부의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며 "부모님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에서 크게 한 자리" 하고 있다면 쉽게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작가의 만화들 역시 의혹이 확산되는 이날 돌연 삭제된 상태다.
한편 정민석 교수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부학 학습만화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대표적인 만화 '해랑이, 말랑이'(영어판 Anna & Tommy)는 과학인용색인확장(SCIE) 학술지 '해부과학교육'(ASE) 2017년 2월호에 실리기도 했다.
2015년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들 범선 씨는 의대 졸업 후 아주대 의대 대학원에 진학, 2014년부터 아버지의 연구소에서 해부학자의 길을 걸었다. 범선 씨는 연구소에서 아버지의 만화 작업을 돕기도 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