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군 면제·다른 사유… 김영춘은 ‘옥살이’ 박형준은 ‘시력 문제’

입력 : 2021-03-17 19: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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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후보 검증] ② 병역

17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붙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17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붙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일보〉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마련한 '후보 검증' 시리즈 두 번째 순서는 선출직 공직자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병역 사항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모두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두 후보는 결론적으로 민주화 운동과 연관해 군 면제를 받은 셈인데, 면제 사유는 다소 차이가 있다.


1984년 고대 총학회장 김영춘

집시법 위반 혐의로 옥고

1980년대 학생운동 참여 박형준

병역검사서 ‘부동시’ 면제 판정

두 후보 아들은 모두 병역필


김 후보는 1985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처분을 받아 병역 소집이 면제됐다. 민주화 운동 옥살이로 군대에 가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김 후보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81학번으로 198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었다. 김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상을 접하면서 학생운동에 투신했고, 옥고를 치르면서 군대에 가지 못했다.

박 후보는 1980년대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 수립 이후 민주화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시위를 하다가 눈을 다쳐 군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1981년 제2국민역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사유는 근시와 부동시(不同視)다.

박 후보는 고려대 사회학과 79학번으로 학창 시절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거치면서 사회과학 이론에 빠져들기 시작해 좌파이론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고려대 동아리(문예반) 선후배인 박 후보와 김 후보가 민주화 운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박 후보의 경우 김 후보와 달리 시력 문제로 병역을 면제받은 터라 민주당 측에서는 군 면제에 대해 일부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정치인들의 ‘부동시’에 따른 군 면제 꼬리표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표적이다. 2019년 7월 인사청문회 당시 윤 전 총장의 병역면제 사유인 부동시가 논란이 되면서 윤 전 총장은 국회에 자신의 진단서를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1982년 병역검사에서 부동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시는 양 눈의 시력 차이가 심하게 나는 장애다. 박 후보의 경우 시위 도중 최루탄을 맞아 한쪽 눈을 크게 다쳐서 거의 실명에 가깝다고 한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지금도 한쪽 눈이 아주 안 좋은 상태”라며 “운동권 선배인 박 후보를 향해 김 후보 측이 시위 전력과 병역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말 네거티브이자 흑색선전”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병역검사를 받았던 1981년 당시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부동시는 징병 신체 등급 판정 기준 중 하나다. 좌우 양쪽 눈의 굴절률(곡 광도) 차이가 3.00D(디옵터) 이상이거나, 곡 광도 차이가 2.00D 이상이면서 오른쪽 눈이 나쁘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부동시는 지금도 징병검사 대상인데, 다만 과거보다 징집 면제 기준은 엄격해졌다. 양 눈이 2.00D에서 5.00D 미만으로 차이 나면 3급, 5.00D 이상 차이가 나면 4급 보충역 판정을 받는다.

양 후보 자식들은 모두 병역 의무를 마쳤다. 김영춘, 박형준 후보 측에 따르면 1998년생인 김 후보 아들은 지난달 육군 병장으로 만기전역했고, 1988년생인 박 후보 아들 역시 육군 병장 만기전역을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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