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핑크색 여성주차장 폐지 시킵시다"

입력 : 2021-05-12 00:51:32 수정 : 2021-05-12 0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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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 핑크색에 주차하겠습니다."

11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핑크색 여성주차장 구역 무시해서 폐지 시킵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앞으로 핑크색에 주차하겠다"라며 핑크색으로 표시된 여성전용주차장에 주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짧은 글에 누리꾼들은 360여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게시글을 접한 한 누리꾼은 "젊고 건강한 여성은 댈 수 있는데, 무릎 때문에 보행이 힘든 노모를 모시고 간 저는 댈 수가 없었어요"라며 "대체 뭐가 여성을 위한 것이냐"고 일갈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여성전용 주차장이 있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면서 "여자가 취득하는 운전면허는 장애인 운전면허와 동급인 것도 아닌데 왜 아주 좋은 위치에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 자리에 차라리 노약자 주차구역을 만들어 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 밖에도 "법적 효력 없으므로 그냥 주차하시면 된다", "외신에서 우리나라 여성전용주차장 보더니 '왜 여자가 주차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여성 차별이라고 말하더라", "대한민국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건가", "이거야말로 남녀 차별 아닙니까", "오래전부터 이해 불가 였던 구역이죠. 임산부 전용 주차장이면 이해하겠다", "여자지만 핑크색에 주차 안 한다", "와이프 임신 중일 때 솔직히 도움은 되던데" 등 여러 생각을 밝혔다.

논란이 되는 여성전용주차장은 '성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라는 의미로 서울시가 2009년 마련한 여성안심정책 중 하나다.

일반형주차장이 규격이 2.0mx5.0m에 흰색 선인 반해 여성전용주차장은 핑크색 선에 2.3mx5.0m(확장형은 2.5mx5.0m)로 넓은 편이다. 위치 역시 건물 입구나 CCTV 주변에 설치돼 있어 범죄를 예방하고, 아이들을 동반한 여성들이 더욱 편리하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성전용주차장이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과 함께 여성은 핑크색이라는 색깔로 구분되는 성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해석도 있다.

또한 여성전용주차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한 강력범죄 표적이 되어 2012년 4520건에서 2014년 5128건으로 되레 증가했고, 2015년에는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여성전용주차장을 이용하던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는 일명 '트렁크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게시글에 달린 누리꾼들의 제안처럼 기존 여성전용주차장을 '임신부 전용 주차장'이나 '유아 동반 주차장', '노약자 주차구역' 등으로 바꾼다면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시설이 아닌, 아이나 노약자를 동반한 누구나 이용 가능한 편리한 시설이 될 것이다.

류선지 부산닷컴기자 ruyji@busan.com

류선지 부산닷컴기자 ruyj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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