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가 강간사건 덮으려 합니다" 여성 교수가 올린 靑 청원

입력 : 2021-05-12 16: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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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영남대학교에서 여성 교수가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학교 측이 은폐를 시도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다.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 한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영남대학교에 재직중인 김 모 교수라고 밝히면서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그는 "같은 영남대 동료 교수로서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A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입니다만, 용기를 내서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여자 교수로서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해도, 영남대학교는 덮기에 급급했다"며 "얼마전까지 영남대학교 부총장이었던 B 교수가 같은 센터를 감독하고 있기에 'A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으니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저에게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후로는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했다"며 "참다 참다 저는 동료교수를 강간한 A 교수를 강간죄로 고소하고, 영남대학교 부총장이었던 B 교수를 고소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가해자인 A 교수를 영남대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하고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를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분리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조치가 적절한지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여자 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런 정도이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저는 실명을 공개했다. 제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생각하면 고소하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영남대학교는 이렇게 강간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라"며 "여자 교수를 강간한 교수가 학생들을 만나는게 맞는지 여러분이 영남대에 물어봐달라"고 덧붙였다.

당초 김 교수는 자신과 학교 이름을 포함한 다른 교수들의 이름을 모두 실명으로 공개했으나, 이후 관리자에 의해 모두 비공개 처리됐다.

이 청원은 인터넷에 확산돼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12일 오후 4시 현재 1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날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김 교수는 지난 2월 A 교수를 강간 혐의로, B 교수는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김 교수는 고소장에서 "A 교수가 2019년 6월 회식을 마친 후 '집에 바래다주겠다'는 핑계로 집까지 따라왔고, 거절 의사를 무시한 채 완력으로 집안으로 들어와 강간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와 A 교수는 2019년 5월부터 함께 연구과제를 진행했다.

또 "최근까지도 (A 교수가) 회식자리에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며 "술을 마시고 전화를 해 성희롱 발언을 하며 괴롭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김 교수의 집까지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 교수 역시 강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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