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표시보고 "이게 핑입니다"…피파온라인4 망신

입력 : 2021-05-27 10:31:19 수정 : 2021-05-27 14: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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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국내 온라인 축구게임 1위인 피파온라인4가 공식 영상에서 이용자의 레벨 표시를 가리키며 '핑(PING)'이라고 설명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피파온라인4는 26일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피파온라인4 개발자 노트 [서버렉 : Q&A]'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EA 조승석 PD는 "이용자들이 커뮤니티에서 말씀해 주시는 대표적인 서버렉, 체감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 답변드리겠다"며 핑과 네트워크 환경 등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가운데 '피파는 인게임에서 표시되는 핑에 10을 곱해야 한다고 하던데 사실이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핑(Ping: packet Internet grouper)은 인터넷 신호의 상태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게임 등에선 핑 수치가 높을수록 반응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그런데 피파온라인4에서는 게임 속 선수의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빈번해 이용자들이 꾸준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조 PD는 "피파온라인3 당시 최초로 네트워크 상태를 게임에서 표시하는 기능을 개발했을 때 실제 핑 수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변환하여 표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오히려 혼선을 드리고 있는 상황이 파악됐다"고 했다.

이어 "현재 피파온라인4에서는 실제 핑 수치를 그대로 표시하고 있다"며 "현재 화면에 보여지는 인게임 핑이 실제 중계서버까지의 네트워크 핑 수치"라고 설명했다.


피파온라인4 측이 게임 플레이 중 핑이 표시되는 곳에 대한 예시로 제시한 화면. 그러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은 이용자의 레벨을 표시하는 곳이다. 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피파온라인4 측이 게임 플레이 중 핑이 표시되는 곳에 대한 예시로 제시한 화면. 그러나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은 이용자의 레벨을 표시하는 곳이다. 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이 과정에서 '핑 수치 예시'라며 인게임 화면에서 핑을 표시하는 부분이 화살표로 강조됐다. 설명에 따르면 영상 속 이용자들의 핑 수치는 모두 5다.

그러나 화살표가 가리킨 곳은 황당하게도 이용자의 레벨을 나타내는 곳이었다. 공식 해명영상에서 엉뚱한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이 영상은 게시 하루 뒤인 27일 오전 10시까지도 그대로 게재되어 있었다. 이에 이용자들은 "레벨 5인걸 표시해놓고 핑이 5라고 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게임을 안 한다는 증거다" "보여주기식이라는게 드러났다" "무능함의 끝을 보여준다" "레벨과 핑도 구분 못하는데 서버렉이 뭔지는 알겠느냐" 등 비판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피파온라인4 설명에 따르면 화면 속 이용자들의 핑은 각각 1449, 1266이 된다. 피파온라인4 유튜버 '제독신' 영상 캡처 피파온라인4 설명에 따르면 화면 속 이용자들의 핑은 각각 1449, 1266이 된다. 피파온라인4 유튜버 '제독신' 영상 캡처

최근 피파온라인4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서버렉과 관련한 해명 및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4일에도 '피파온라인4 개발자 노트 [서버렉 : 설문조사 및 후속조치]'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개발자노트 영상에서도 '지표상 문제가 없다'며 결국 서버렉과 키렉 등 현상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 피파온라인4 유튜버인 '빅윈'은 댓글을 달아 "수많은 유저들이 비슷한 이유와 같은 내용으로 문제를 얘기하면 '지표' 말고 다른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표상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면 유저 입장에선 정말 답답한 마음만 든다"고 토로해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피파온라인4 유튜버 '제독신'도 "많은 유저들이 매 경기 상대방의 핑에 따라 체감의 차이를 느끼는데 (원인을) 찾아보셔야 되는 것 아니냐"며 "지표상으론 문제가 없다고 신경을 안 쓸게 아니라 직접 겪어보거나 다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유저들은 그 이슈들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이용자들 역시 "결국 문제의 원인을 모른다는 얘기다" "유저들이 거짓말한다는 소리냐" "경기마다 체감이 달라지는데 무슨 문제가 없다는거냐" 등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피파온라인4 관계자는 부산일보에 "영상 검수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오류가 있어 정정했다"며 "향후 정보 전달에 있어 더욱 철저한 검수를 통해 혼선을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류를 안내하고 사과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해당 영상에서 오류가 있었던 부분은 바로잡힌 상태다.


부산일보 보도 후 수정된 영상 화면. 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부산일보 보도 후 수정된 영상 화면. 피파온라인4 유튜브 영상 캡처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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