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색 드러낸 이준석 “차별금지법 시기상조”

입력 : 2021-06-17 19:25:55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예방해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예방해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출근길 ‘따릉이’ 등 파격 행보로 주목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책적인 이슈에서는 기존 보수 진영 입장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당장 여론 조사에서 대체로 80% 이상 지지를 받는 차별금지법과 수술실 CCTV 설치법에 유보적인 의견을 내면서 세대 교체를 내세웠던 이 대표의 ‘진짜 색깔’이 나오고 있다는 비판이 여권에서 커지는 양상이다.


수술실 CCTV 설치법도 유보

민주 “진짜 색깔 나온다” 비판

윤석열과 입당 신경전 두고

당 지도부 내 불만 목소리


이 대표가 보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는 당 지도부 내에서도 못마땅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대표는 17일 여권의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했다. 수술실 CCTV 설치 협조 요구에는 “출입구 쪽 CCTV 설치 등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선악 구도로 모는 것은 논의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 30대 보수정당 대표의 출현으로 ‘벼락 꼰대’ 위기감에 사로잡힌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입장을 재차 요구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쳤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술실 CCTV 설치법도 신중론, 차별금지법도 시기상조로”라며 “이 대표님, 민생을 위한 정치는 언제 시작됩니까?”라고 했다.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평등법 제정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이 대표, 역시나 실망이군요”라며 “회피하고 눈치 보기에 급급하며 양다리 걸치고 툭 하면 시기상조 운운하는 것은 많이 보아 온 구태”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입당 문제를 두고 윤 전 총장과 줄다리기를 시작한 듯한 이 대표를 향해 최고위원들의 미묘한 견제성 발언이 나오는 분위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윤 전 총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를 자꾸 하면,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공정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당직 인선이나 일정 조율에서 최고위를 패싱하고 ‘일방통행’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민지형 기자 oasis@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