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시장 100일' 박형준 “어반 루프, 엑스포 유치 위해서라도 포기 못 해”

입력 : 2021-07-14 19:21:41 수정 : 2021-07-14 19: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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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향후 시정 구상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 제공.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향후 시정 구상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은 1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올 4월 8일 부산시청에 입성한 박 시장은 취임 다음 날 곧장 부산미래혁신위원회를 가동했다. 또 코로나19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매주 열면서 부산시정을 진두지휘했다. 박 시장은 ‘부산 먼저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5분 도시’ 등 주요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합리적인 보수 성향인 그는 ‘소통’과 ‘협치’로 현안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 애쓰기도 했다.

“코로나 대응으로 정신없이 보내

벌써 200일 이상 지난 느낌

엘시티, 수사 결과 보고 처리

요즈마 관련 과한 공격 도움 안 돼

주춧돌 놓기 집중 지켜봐 달라”

하지만 치열한 선거전의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정원 사찰과 엘시티 특혜 의혹, 요즈마 그룹 실체 논란까지, 정치권은 여전히 박 시장을 압박한다. 주요 공약인 ‘어반 루프’ 검토 용역 예산은 시의회 추경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고, 부산 연고였던 KT프로농구단이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부산을 떠나는 등 악재도 잇따랐다.

“100일이지만, 정말 바쁘게 움직여서 마치 200일 이상 지난 느낌”이라 운을 뗀 박 시장은 “시간이 1년 남짓밖에 없어 마음이 조급한 면도 있었고, 코로나19 위기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해져 이런저런 일을 많이 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시장은 100일간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체감했다. 그는 “마음은 급한데, 행정 제도나 절차가 갖는 한계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자체의 자율성을 대폭 높여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논란에 대해 박 시장은 “이미 고발된 사안들이라 수사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지 자꾸 정쟁화하면 곤란하지 않느냐”며 “어떤 사안이든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즈마 그룹과 관련한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더 강해졌다. “요즈마 코리아 대표가 최근에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울면서 하소연을 했다”고 말한 박 시장은 “부산시 예산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1조 2000억 원 펀드는 요즈마와 관계없이 조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요즈마 코리아가 일을 못할 정도로 공격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가 취임하기 전 부산시에서 부산국제금융센터에 6개 국제금융기관 유치를 발표했을 때 요즈마 그룹도 포함돼 있었는데도 아무 말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까 봐 기업이나 해외투자자들이 부산에 투자하지 않으려 할까 싶어서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어반 루프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박 시장은 “각국에서 어반 루프를 두고 경쟁 중인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최신의 교통수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면서 “어반 루프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진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 특혜 논란을 빚은 엘시티 집을 팔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처리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5월 지자체에서 가장 먼저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선언하고, 문체부에 공모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문체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비수도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근대미술관 건설을 주장했던 서울의 문화예술인들도 반발하는 걸 보면 정부가 민주 정부니, 균형발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낯 뜨거운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부산의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핵심 고리인 부산엑스포 유치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13일 발족한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5대 그룹 회장들이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큰 동력을 가지게 됐다”면서 “다음 정권이 국가사업 유치 성과를 낼 첫 번째 과제이기도 한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올해는 주춧돌을 놓는 일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부산시민들께서도 부산시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적극적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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